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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사태에 놀란 한화생명 “내년 4월 콜옵션 이행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화생명이 내년 4월로 약속된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콜옵션)을 예정대로 행사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흥국생명 사태로 불거진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에 대한 불안감을 조기에 진화하는 차원이다.

한화생명.

한화생명.

한화생명은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실적발표회와 언론매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예정대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했고, 이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23일 연 4.7%의 금리로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기일은 내년 4월 23일이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조달한 해외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당시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따라 국내에 유입되지 않고 모두 해외 외화자산과 매칭해 운용 중”이라며 “내년 1분기에 외화자산의 현금화를 통해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상환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 자금 확보를 할 필요가 없고, 외화자산이라 환율 변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이 조기상환 일자가 도래하기 5개월 전부터 조기상환 의사를 밝힌 건 최근 흥국생명 사태로 보험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9일 예정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가,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예정대로 조기상환하기로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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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행이었던 조기상환 불발로 한국 기업 등이 발행한 해외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의 부작용이 이어졌다. 특히 흥국생명 사태로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보험사의 채권 발행 등이 더 어려워졌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흥국생명의 조기상환 미행사 결정 및 철회로 자본시장에서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돼, 단기적으로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대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기상환 자금 마련을 위한 신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단 의미다. 내년에 조기상환이 이뤄지는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규모는 4조168억원 수준이다.

보험사 자본성증권 분기별 조기상환 예상금액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기업평가]

보험사 자본성증권 분기별 조기상환 예상금액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기업평가]

보험사는 최근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시중은행의 금리 상승 등으로 보험해약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금 확보를 위해 보험사들은 고금리 저축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이뤄지던 고금리 저축보험 출시에 대형사도 합류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연 5.7%의 저축보험 상품을 내놨고, 교보생명도 최근 연 5.8%의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저축보험은 대부분이 일시납 형태라 단기간에 많은 현금이 보험사로 들어온다. 유동성 확보는 물론 자본 확충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한화생명도 이날 “일시납 저축 상품 판매 확대도 추진 중”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신규 유입 자금을 이차 역마진 없이 투자가 가능해 단기자금 확보는 물론 자산 증대를 통한 신규 사업 확대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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