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작품에 검은 액체...기후 활동가들 또 '명화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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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환경운동 단체인 '오스트리아 마지막 세대'가 15일(현지시간) 빈 레오폴트 박물관에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죽음과 삶'에 검정 액체를 뿌렸다. 이 사진은 '오스트리아 마지막 세대'가 제공했다. AP=연합뉴스

세계적인 명화에 이물질을 뿌리는 기후 활동가들의 ‘명화 테러’가 이번엔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졌다.

오스트리아 환경운동 단체인 ‘오스트리아 마지막 세대’는 15일(현지시간) 빈에 있는 레오폴트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클림트의 1915년 작품 ‘죽음과 삶’에 페인트로 추정되는 검은색 액체를 뿌리는 영상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이 단체 소속 활동가는 해당 영상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부르는 석유ㆍ가스 시추 활동에 항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우리는 50년간 알고 있었고 조치를 하지 않으면 지구가 무너질 것”이라고도 했다.

보호 유리 덕분에 작품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지만 박물관 측은 피해를 입었다. 박물관 측은 “그림 자체는 손상되지 않았지만 벽과 바닥뿐 아니라 보호 유리와 프레임이 심각하게 훼손된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메이어 오스트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날 사건과 관련해 “예술 작품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감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예술ㆍ문화는 싸우는 관계가 아니라 동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활동가들의 퍼포먼스가 점점 과격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후 활동가들이 고야의 그림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일에는 이탈리아 기후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Ultima Generazioneㆍ마지막 세대라는 뜻) 소속 활동가 4명이 로마의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씨 뿌리는 사람’에 야채수프를 뿌렸다. 이들은 이후 자신들의 손을 벽에 접착제로 고정하고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화석 연료 사용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틀 뒤에는 두 여성이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나란히 전시된 고야의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 액자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였고, 두 작품 사이의 벽에 ‘1.5℃’라는 문구를 썼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채택한 1.5도 억제 목표를 지키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