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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면서도 예일대 강좌 본다…또 이 악문 '작가 차인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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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권혁재의 사람사진/ 소설가 차인표

권혁재의 사람사진/ 소설가 차인표

차인표를 두 번 만났는데 둘 다 배우가 아니라 소설가로서였다. 11년 전 첫 만남 당시 그는 두 번째 장편 『오늘 예보』를 낸 터였다.
내로라하는 배우가 소설을 냈다니 의외였다.

그는 의외라는 기자의 표정을 읽은 듯 속내를 털어놓았다.
“10년 구상해서 쓴 첫 책 『잘 가요, 언덕』은 잘 팔렸어요. 하지만 작가로서, 글로써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엔 250페이지 소설을 위해 2만5000페이지를 썼습니다. 먼 훗날 작가로 기억되고 싶기에 쓰고 또 쓴 겁니다.”

지난해 이맘 소설가로서 차인표를 다시 만났다. 첫 책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으로 복간된 터였다.

차인표를 만나는 날, 기자를 기다리던 그는 책을 읽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독서광이라 소개했다.

차인표를 만나는 날, 기자를 기다리던 그는 책을 읽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독서광이라 소개했다.

이날 또한 그는 작가로서의 바람을 어김없이 털어놓았다.
“두 번째 장편을 낼 때까지도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유명인이라 쉽게 책을 내지 않았나 하는 그런 죄책감이요. 글쓰기가 내 운명인 것처럼 써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하루에 4~5시간, 2500자씩 쓰고 다음 날 2000자를 지우길 반복했죠. 오래지 않아 그 결과물이 나올 겁니다.”

그가 이토록 쓰고 또 쓰는 데는 아내의 격려도 한몫했다.
“작가로서 평가받고 싶으면 또 써요. 그러면 진정성을 알아줄 거예요.”

그는 자신을 천재형이 아니라 노력형이라고 했다. 운동하면서조차 옥스퍼드, 예일대의 소설 강좌를 영상으로 볼 정도다.

사실 배우로서 차인표라는 이름 또한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발음이 시원찮다’ ’목소리가 가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펜을 입에 물고 연습에 또 연습으로 극복해낸 터였다.

차인표는 그의 책이 더는 연예인 화보, 뷰티 책과 함께 묶여 소개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는 소설가로서 당당히 서고 싶은 바람인 게다.

차인표는 그의 책이 더는 연예인 화보, 뷰티 책과 함께 묶여 소개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는 소설가로서 당당히 서고 싶은 바람인 게다.

최근 그가 『인어 사냥』이라는 이름의 소설을 냈다. 지난해 “쓰고 또 쓴 결과물이 오래지 않아 나올 것”이라던 말대로였다.

이는 배우뿐만아니라  ‘작가 차인표’로도 기억되고픈 노력의 결과물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