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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연장 반발’ 중국 광저우서 수백명 폭력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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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수백 명의 주민이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거리행진을 하는 등 대규모 폭력시위가 벌어졌다고 15일 AFP·로이터통신이 현지 SNS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장되는 봉쇄 기간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항의에 나선 것이다.

이날 통신은 광저우 하이주구(區)에서 성난 군중이 지난 14일 오후 경찰이 세워놓은 빨간 바리케이드를 넘어뜨리고 부수며 거리 행진을 하는 영상이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 속 주민들은 “검사 그만!”이라고 외치며 코로나 검사 천막을 부수기도 했다. 파란 방역복을 입은 요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역 당국은 시위대 진압을 위해 공안을 보냈지만, 주민 수십 명이 공안 차량에 달라붙어 차를 뒤집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모습.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검사 그만”을 외치며 봉쇄 지역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부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모습.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검사 그만”을 외치며 봉쇄 지역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부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다른 영상에선 하이주구와 이웃 지역을 가르는 수로를 헤엄쳐 봉쇄 지역을 탈출하려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트위터에서 이런 영상들이 널리 퍼지자 중국에선 트위터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이날 오전 중국 SNS 웨이보에서도 ‘광저우 하이주구 폭동’ ‘하이주구 폭동’ 같은 해시태그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관련 영상은 삭제됐다.

광저우에서는 1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124명 발생하는 등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으며, 방역 당국은 하이주구를 지난달 말부터 봉쇄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봉쇄가 16일까지 연장된 사실이 알려지자 생계 위협을 받은 주민들은 정부에 주거비와 음식 지원 등을 요구하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동이 일어난 주요 지역은 하이주구의 다탕, 캉러춘, 톈허취 등으로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 거주하는 곳이다.

지난 9월에도 유사한 시위가 벌어지곤 했다. 광둥성 선전시에서 갑자기 봉쇄 조치가 발표되자 주민들은 “봉쇄를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며 거리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3년 가까이 엄격한 사회적 통제가 가해지면서 중국 주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 축소 등 일부 방역 정책을 완화하고 있음에도 봉쇄가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3년째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켜왔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봉쇄 조치를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로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한 취지다. 다만 거듭되는 봉쇄 기간 연장 속에서 대탈출에 나선 주민들의 반발과 행진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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