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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 2400억 쏘는 ASML…"이재용과 개인사 얘기하는 사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터 베닝크 ASML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화성 '뉴 캠퍼스' 청사진 공개 행사에 참석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터 베닝크 ASML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화성 '뉴 캠퍼스' 청사진 공개 행사에 참석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인 반도체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이 2400억원대 국내 투자를 본격화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아예 한국에 둥지를 틀고 협력관계를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이 향후 10년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 고객사의 비즈니스도 급성장하고 있다”며 “기술이 복잡해지면서 고객사와 협력이 중요해졌고, 고객사와 가깝게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ASML은 경기도 화성에 짓는 반도체 클러스터 ‘뉴 캠퍼스’의 투자 계획을 소개하고, 한국 기업과 협력 확대계획을 설명했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인텔 등에 공급하는 업체로, 워낙 독점적인 지위 때문에 시장에서 ‘슈퍼을’로 불린다. ‘노광’은 웨이퍼에 미세한 전자회로를 빛으로 새겨넣는 공정을 의미한다.

ASML은 오는 16일 경기 화성시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뉴 캠퍼스’ 기공식을 연다. 이를 통해 국내 첨단장비 관련 소재·부품 공급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완공 예정인 ASML의 ‘뉴 캠퍼스’에는 로컬리페어센터(LRC·재제조센터), 트레이닝센터, 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LRC는 고장 나거나 성능이 떨어진 부품으로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 시설인데, ASML은 향후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현재 10%대인 국산 수리부품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고, 부품 수급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닝센터에선 심자외선(DUV)·EUV 노광장비와 부품 등의 첨단기술을 교육하며, 체험관에선 반도체 제조공정 전시와 산·학 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 본사를 둘러본 뒤 피터 베닝크 CEO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지난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 본사를 둘러본 뒤 피터 베닝크 CEO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베닝크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에 대해 “우리는 항상 고객을 만난다”며 “(이 회장과) 수년간 교류하고 만나며 친분을 쌓았으며, 비즈니스·사업환경·개인사 등 광범위한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만남에서 양사의 추가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엔 이 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ASML 본사를 방문해 베닝크 CEO 등 ASML 경영진과 회동한 바 있다.

향후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거시적으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확대하고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2030년까지 두 배로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동차 시장, 에너지 전환 등의 요인으로 인해 웨이퍼 수요도 급증한다. 연 78만WSPM(Wafer Starts Per Month)씩 늘어나야 하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화성 ‘뉴 캠퍼스’ 대규모 투자에 이어,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생산시설을) 증설할 것”이라며 “경기변동에 대해 고객사 및 협력사와 긴밀히 논의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ASML의 장비 수급 상황과 관련해서는 “내년 (반도체 시장이)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데도 장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긴 어렵다”며 “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리드 타임’이 침체보다 더 길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내년에 장비 생산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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