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인구 오늘 80억 돌파…유엔 “이상기후·식량부족 대비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한 산모가 방금 태어난 신생아를 안고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한 산모가 방금 태어난 신생아를 안고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80억명. 오늘(15일) 현재 지구촌에 살아가는 인류의 숫자다. 1974년 40억명에서 48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2010년 70억명에서 12년 만에 10억명을 추가했다. 유엔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인구가 11월 15일 80억명을 넘어섰다”며 “인류 발전의 이정표”라고 밝혔다.

48년 만에 세계 인구 2배…아시아가 절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유엔에 따르면 1800년대 초반 10억 명이었던 세계 인구가 2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120년 이상 걸렸지만, 1970년대부턴 12~13년마다 10억 명씩 늘었다. 20세기 이후 과학기술 발전과 보건 의료 기술 혁신에 힘입어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인류의 다양성을 기념하고, 공통된 인간성을 깨닫고, 기대수명을 늘리고 산모와 아동 사망률을 극적으로 떨어뜨린 보건 분야 발전에 경탄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세계 인구 증가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 편향돼 있다. 아시아가 44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아시아·동남아시아는 23억 명으로 전체 29%, 중앙아시아·남아시아 인구가 21억 명으로 26%다.

아프리카 인구 급증…나이지리아, 2050년 미국 제쳐

지난해 12월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의 한 시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의 한 시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고 있는 곳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이다. 올해 인구 증가율이 2.5%로 세계 평균(0.8%)의 3배에 달했다. 유엔은 “1인당 소득이 낮은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2050년까지 세계 인구 증가 추정치 절반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탄자니아 등 8개국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인구 증가추세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나이지리아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3위 국가로 올라서고, 2080년엔 파키스탄이 미국을 제치고 4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까지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가 중국이지만 내년 중에 인도가 최대 인구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인류 위협하는 인구 폭증…식량·물 부족 직면

지난 10월 케냐 삼부루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이 소들에게 마실 물을 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0월 케냐 삼부루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이 소들에게 마실 물을 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유엔은 “인구 폭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해 기온 상승에 따른 이상기후와 식량 부족이 닥치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이 좌절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지난 6일 개막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개최국인 이집트는 ‘급격한 인구 증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의 취약성을 얼마나 악화시킬 수 있는지’를 이번 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내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집트 인구는 1953년 공화정 수립 후 약 70년 만에 5배가 늘어 1억400만명에 이르렀다. FT는 “대부분의 물을 나일 강에 의존하는 이집트 국민은 부족한 물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집트의 1인당 물 소비량은 560입방미터(㎥)로 전 세계 평균인 1인당 1000㎥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에 이집트 정부는 인구 증가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산아 제한을 추진 중이다.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원 부족을 피하려면 지난해 200만명이 넘었던 출생아를 연간 40만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식량과 물 공급량이 인구 증가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며 큰 문제를 겪고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증가율은 둔화…저출산·고령화 가속화

다만 세계 인구의 증가 속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현실로 닥치고 있어서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90억명이 되는 시점을 15년 후인 2037년으로 기존 예상보다 2~3년 늦춰 잡았다. 세계 인구가 정점을 맞는 시기와 규모도 2086년 104억명으로 예상하며,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경엔 21세기 이후 크게 떨어진 출산율이 자리하고 있다. 유엔이 집계한 인구 증가율은 지난 2020년 1950년대 이후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고령화 추세도 가파르다. 평균 기대 수명은 지난 2019년 72.98세에서 2050년 77.2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고령화 비율도 올해 10%에서 2050년에는 16%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유엔은 “수십 년에 걸쳐 인구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 환경피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국가들은 각종 연금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장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고 보편의료 서비스와 장기요양 제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