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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뺨 쳐라" 학폭당한 중3...한술 더 뜬 교사 "시킨다고 하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남 밀양의 한 중학교에서 중3 학생이 동급생들에게 상호 폭행을 강요하고, 피해자들을 직접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담당 교사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피해 학생들을 나무라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로 때려, 안 그러면…” 친구 협박에 멍든 중3  

경남 밀양경찰서는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 이 학교 3학년 학생 4명은 지난 9월부터 2개월간 B군 등 동급생 2명에게 강요와 폭행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진술했다.

학교폭력 일러스트. 연합뉴스

학교폭력 일러스트. 연합뉴스

피해 학생들이 작성한 진술 내용을 보면 이들은 “서로 뺨을 때려라”라거나 “다른 한 명을 일방적으로 폭행하라”는 등 강요를 B군 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학생들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직접 때리겠다는 압박도 있었다. 실제 폭행으로 이어진 적도 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일부 피해 학생 몸에는 멍 자국 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 조사만 마친 상태다. 가해자로 지목된 B군 등 2명을 상대로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B군 등은 중학교 3학년으로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지 않아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피해자를 나무라” 피해 학부모 주장

피해 학부모 일부는 담당 교사 측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담당 교사가 피해 학생들에게 “시킨다고 (서로 때리는) 그런 짓을 했느냐. 너희도 똑같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주장이다. 한 학부모에게는 “이런 (학교 폭력) 문제에 너무 신경 쓰면 속만 상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밀양교육지원청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고 한 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는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뒤 경남교육청 차원에서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 또는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하면 교사 발언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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