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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혐의로 사라진 '웨이야' 숨어서 140억 벌었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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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야(薇娅) [사진 經理人雜誌]

웨이야(薇娅) [사진 經理人雜誌]

떴다 하면 완판. 중국 라이브 커머스 업계를 주름잡았던 웨이야(薇娅)가 지난해 탈세 등 혐의로 우리 돈 2500억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온라인에선 그녀의 스트리밍 계정이 모두 삭제됐고, 오프라인에서도 그녀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역대 최고급 탈세 사건으로 종적을 감춘 웨이야. 그런 그녀를 두고 지난 3월 중국에서는 ‘복귀설’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타오바오에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 등 비즈니스 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 그녀가 직접 방송에 출연한 적은 없으며, 별다른 후속 소식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웨이야는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그녀가 비즈니스 활동을 언제 재개할지 궁금증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녀가 애초에 비즈니스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유가 무엇일까?

‘스킨케어계의 화웨이’ 홍콩 증시 상장 성공, 웨이야 부부 가만히 앉아 140억 벌었다

지난 4일, '스킨케어계의 화웨이’로 불리는 자이언트 바이오진(鉅子生物·Giant Biogene)이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로써 자이언트 바이오진은 ‘중국 콜라겐 화장품 업계 최초 상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자본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 신랑차이징]

[사진 신랑차이징]

상장 첫날,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주가는 장중 최대 25% 올랐으며, 발행가액 대비 9.88% 오른 26.70 홍콩달러(약 4670원)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으며, 이 기간 누적 상승 폭은 40%에 달했다.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상장 소식이 화제가 된 또 다른 이유는 ‘웨이야’에 있다.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배후에 웨이야와 그녀의 남편 둥하이펑(董海峯)이 실질 지배하는 Qianyi Holdings Limited가 있다는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Qianyi Holdings Limited는 자이언트 바이오진 상장 전 1억 6800만 위안(약 318억 원)을 주고, 상장 후 회사 지분 0.84%를 취득했다.

웨이야 부부의 지분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이들이 손에 쥘 수익은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Qianyi Holdings Limited가 보유한 주식 금액은 11월 7일 종가로 환산할 경우, 2억 6200만 홍콩달러(약 458억 원)에 이른다. 지분 매입 당시 투입한 1억 6800만 위안(약 318억 원)을 제외하면, 부부의 미실현 수익은 대략 7400만 위안(약 140억 원)으로 추정된다.

웨이야 부부가 찜한 자이언트 바이오진, 어떤 회사길래? 

자이언트 바이오진은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 기업이다.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인 커푸메이(可復美)와 커리진(可麗金·COLLGENE)을 보유하고 있으며, 뛰어난 기술력 덕에 ‘뷰티 계의 화웨이’로 불린다.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대표 제품 [사진 redsh]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대표 제품 [사진 redsh]

창립자는 중국 최초 여성 생화학 공학 박사인 판다이디(範代娣, 56)와 그녀의 남편 옌젠야(丈夫嚴, 55)다. 옌젠야는 방산 기업 산자오팡우(三角防務, SZ.300775)의 회장으로도 잘 알려졌다.

판다이디 부부는 2000년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에서 시작해 의료 드레싱과 기능성 식품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산하에는 커푸메이, 커리진 등 주요 브랜드 8개와 마스크 팩, 콜라겐 젤 등 주력 제품 105개가 있다.

무명 브랜드와 제품에 날개 달아준 라이브 커머스 여왕

자이언트 바이오진과 웨이야의 인연은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통해 시작됐다. 중국에서 라이브 커머스가 한창 뜨기 시작했던 2019년, 자이언트 바이오진은 웨이야와 제휴를 맺고 그녀의 방송에 여러 차례 주력 제품을 선보였다.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대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웨이야 [사진 바이두]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대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웨이야 [사진 바이두]

탈세 사건 전까지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웨이야는 오랫동안 무명이었던 자이언트 바이오진에 날개를 달아줬다. 2021년 솽스이(11월 11일) 당일,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대표 브랜드 커푸메이(可復美)는 웨이야의 라이브 방송에 힘입어 13분 만에 누적 거래액 1억 위안(약 188억 원)을 돌파했다.

웨이야와 손잡은 이후,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매출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2019~2021년,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매출은 각각 9억 5700만 위안(약 1809억 원), 11억 9000만 위안(약 2250억 원), 15억 5200만 위안(약 2935억 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 기간 회사의 순이익은 각각 5억 7500만 위안(약 1087억 원), 8억 2600만 위안(약 1562억 원), 8억 2800만 위안(약 1565억 원)을 기록했다. 3년간 매출 총이익률은 평균 60%를 웃돌며, 콜라겐 화장품 업계 선두를 달렸다.

타오바오 라이브에선 웨이야가 사라졌지만, 그녀는 결코 상업 판을 떠나지 않았고, 단지 신분을 바꿔 조용히 돈을 벌고 있다.

자이언트 바이오진의 성공적인 상장과 웨이야 부부의 지분 보유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온라인에선 이와 같은 말이 나왔다. 다수의 현지 매체는 웨이야가 다시금 라이브 커머스 방송으로 돈을 벌 가능성은 작지만, 지금처럼 또 다른 신분으로 계속해서 큰돈을 벌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웨이야의 남편 둥하이펑은 상장을 앞둔 또 다른 기업 델마(德爾瑪·Deerma)의 주주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둥하이펑은 지금까지 델마 지분 2.84%를 사들여 회사의 10대 주주 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順商傳媒]

[사진 順商傳媒]

델마는 2011년에 설립된 소형 생활가전 제조업체로, ‘디자인, 품질, 가성비'에 중점을 둔 가습기, 진공청소기, 스팀 물걸레 등을 판매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샤오미 그룹의 ODM 사업을 맡고 있으며, 샤오미 회장 레이쥔이 실질 지배하는 톈진진미(天津金米)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델마의 제품 역시 탈세 사건 이전 웨이야의 라이브 방송에 여러 차례 소개되며 인지도를 쌓았다.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개발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 업체에 상품 또는 재화를 제공하는 생산방식.

2019~2021년, 델마의 연 매출은 각각 15억 1700만 위안(약 2850억 원) 2020년 22억 2800만 위안(약 4186억 원), 2021년 30억 3800만 위안(약 5708억 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억 1100만 위안(약 208억 원), 1억 7300만 위안(약 325억 원), 1억 7000만 위안(약 319억 원)을 기록했다.

델마는 지난해 6월부터 선전 증시 창업판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델마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웨이야 부부는 투자자로서 두 번째 성공을 거두게 된다. 2500억 원이라는 벌금 폭탄을 맞고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웨이야. 그녀가 날개 잃은 라이브 커머스 여왕에서 투자의 귀재로 변신할지 앞으로가 궁금해진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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