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신부는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할 것”이라고 15일 말했다. 김 신부는 전날(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 미사를 진행해 유족들의 동의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신부는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전날 추모 미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한 것과 관련해 “가톨릭 교회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면서 드리는 호칭기도가 있다”며 “10.29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을 부르면 패륜이라고 하는데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며 “기도함으로써 패륜하는 사람들의 길동무가 되는 것이 기도해야 할 사제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인터넷 매체에서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논박이 있다. 그런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토닥여주면서 정부도, 시민도, 희생자도, 유가족도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가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닥쳐오게 될 부담이나 이런 것들은 그런 희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추가적인 추모 미사 계획과 관련해선 “다음 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는데, 그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신부는 “앞으로 이 미사를 계속 드리게 된다면 그만큼 정부나 여당이 계속해서 강제된 침묵 속에 애도하도록 만들고 또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책임자 처벌도 꼬리 자르기를 하겠다는 이야기 아니겠나”라며 “그렇다면 추모 미사의 책임은 정부나 여당에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