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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희생자 실명 부른 신부 "이게 패륜? 천번이라도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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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인 김영식 신부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 도중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인 김영식 신부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 도중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김영식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신부는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할 것”이라고 15일 말했다. 김 신부는 전날(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 미사를 진행해 유족들의 동의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신부는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전날 추모 미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한 것과 관련해 “가톨릭 교회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면서 드리는 호칭기도가 있다”며 “10.29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을 부르면 패륜이라고 하는데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며 “기도함으로써 패륜하는 사람들의 길동무가 되는 것이 기도해야 할 사제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인터넷 매체에서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논박이 있다. 그런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토닥여주면서 정부도, 시민도, 희생자도, 유가족도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가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닥쳐오게 될 부담이나 이런 것들은 그런 희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추가적인 추모 미사 계획과 관련해선 “다음 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는데, 그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신부는 “앞으로 이 미사를 계속 드리게 된다면 그만큼 정부나 여당이 계속해서 강제된 침묵 속에 애도하도록 만들고 또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책임자 처벌도 꼬리 자르기를 하겠다는 이야기 아니겠나”라며 “그렇다면 추모 미사의 책임은 정부나 여당에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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