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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 소탕 작전' 나선 충북도…감염원 오리무중 AI 확산에 발동동

중앙일보

입력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 및 검출되며 확산 우려가 나오고 있는 9일 철새도래지인 전남 나주시 공산면 우습제에 출입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 및 검출되며 확산 우려가 나오고 있는 9일 철새도래지인 전남 나주시 공산면 우습제에 출입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가금 농가에 쥐약·쥐덫 배포 

충북을 중심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는 가운데 ‘들쥐 소탕 작전’이 시작된다.

15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가을 발생한 AI가 특별한 패턴 없이 산발적으로 번지고 있고 상황을 고려해 논·밭과 가금농장을 오가는 들쥐를 퇴치하는 사업을 결정했다. 가금농장마다 쥐덫을 놓고, 야생동물 접근을 막는 생석회를 추가 배포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AI 발생지 인근에서 차례로 확산하는 형태가 아닌 데다 발생 농장 간 역학관계도 드러나지 않았다”며 “AI 바이러스 매개체가 들쥐일 수 있다고 판단해 퇴치사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AI는 통상 오리알 운반 차나 사료 분뇨 차량 등을 통해 인근 농장으로 번지는 ‘수평전파’ 양상이 다르다. 충북에서는 지난달 26일 진천 육용오리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후 지난 9일까지 미호강 양쪽에 위치한 청주 오창, 북이 농장 5곳에서 AI가 잇달아 발생했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오창에서 27㎞ 떨어진 청주 미원의 종오리 농장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이틀 뒤인 12일에는 미원에서 67㎞ 떨어진 충주 대소원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청주 미호강 주변(5곳)을 제외한 진천, 청주 미원, 충주 발생지가 27~60㎞ 이상 떨어져 있다. 이들 농장 간 역학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이 꼽는 매개체는 사람과 들쥐 등이다. 충북도와 시·군이 점검한 결과 대부분 발생 농장 종사자들은 농장·축사 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한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시 방역 당국이 농장 주변에서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한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시 방역 당국이 농장 주변에서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원 미원서 67㎞ 떨어진 충주서 AI 발생 

AI 감염 매개체로 들쥐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논밭에서 나락을 주워 먹던 들쥐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료 등 먹을거리가 풍성한 가금 농장으로 몰리면서 AI 바이러스를 농장 곳곳으로 퍼뜨리는 게 가능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가금 농장에 서식하는 쥐가 의외로 많다”며 “곡식 낟알이 떨어져 있는 논밭에 AI 감염 철새가 내려앉고, 이 철새의 분변이 묻은 들쥐가 바이러스를 농장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구서제(쥐약)를 가금 농장에 제공하고 생석회 50t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생석회는 물과 반응했을 때 100도 이상의 강한 열을 내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죽인다. 야생동물 접근을 막는 용도로로 쓰인다. 충북도는 살처분이 마무리된 농가에도 사료를 치우지 말고 쥐약이나 쥐덫을 놓을 것을 당부했다. 이곳에 서식하는 쥐가 먹이를 찾아 주변 다른 농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충북도는 들쥐 소탕 작전과 함께 미호강 일대 특별방역, 산란계 농장 상차장 방역실태를 점검했다. 일시이동중지 명령 기간에이동명령을 어긴 차량 14대를 조사해 1대를 고발 조치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충북과 경북, 전북, 충남 등 가금농장 12곳에서 AI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8곳이 충북에 몰려있다. 충북에서는 78만8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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