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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마시던 사람, 맥주 2캔씩 '고위험' 음주시 암 위험 12%↑

중앙일보

입력

“끊을 수 없다면 줄여라.”
술을 끊는 게 최선이지만 차선책으로 절주만 해도 암 위험이 10%가량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술을 안 마시던 사람이 하루 맥주 두 캔 정도씩 먹는다면 암에 걸릴 위험이 12%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과 2011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았던 40세 이상 성인 남녀 451만 3746명의 건강검진 이력을 토대로 음주량의 변화에 따라 암 발병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등 연구팀이 음주량 변화에 따른 암 발병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평소 주량보다 줄이거나 금주해야 암 예방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연구팀이 음주량 변화에 따른 암 발병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평소 주량보다 줄이거나 금주해야 암 예방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대상자에 설문조사를 통해 하루 음주량을 묻고 이에 따라 비음주군, 저위험 음주군(15g 미만), 중위험 음주군(15~30g), 고위험 음주 군(30g 이상)으로 나눈 뒤 음주량의 변화가 암 발병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봤다.

알코올 15g이면 시중 판매 상품을 기준으로 대략 맥주 작은 캔(375ml) 또는 소주 1잔 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분석 결과 평소 술을 마시지 않던 사람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알코올 관련 구강암을 비롯해 식도암, 인후두암, 간암, 직장암, 유방암 등의 발병 위험이 덩달아 커졌다.

앞선 검사에서 비음주자였던 사람이 다음 검사에서 하루 반 캔 정도씩 맥주를 마시는 저음주자가 됐을 경우 3%, 반 캔에서 한 캔 정도 먹는 중위험 음주 때는 10% 암 위험이 올랐다. 술을 마시지 않던 사람이 맥주 두 캔 정도를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가 됐다면 암 발병 위험이 34%까지 증가했다.

평소 술을 마시던 사람이 음주량을 늘리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저위험 음주자가 중위험 음주자가 되면 10%,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17% 암 발병 위험이 커졌다. 중위험 음주자 또한 고위험 음주로 변하면 위험도가 4% 올랐다.

술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진 암들뿐 아니라 모든 암종으로 범위를 넓혀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비음주자였던 사람이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전체 암 발병 위험이 12% 높아졌다. 저위험 음주자였던 사람과 중위험 음주자였던 사람도 고위험 음주자가 되면 각각 9%, 1%씩 암 발병 위험이 늘었다.

술자리 이미지. 중앙포토.

술자리 이미지. 중앙포토.

반대로 술을 끊거나 줄이면 암을 예방하는 효과는 분명했다. 특히 과음을 일삼던 고위험 음주자가 중위험 음주로 술을 줄이면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위험 9%, 전체 암 발병 위험은 4% 떨어졌다. 저위험 음주까지 술을 더 줄이면 각각 8%씩 위험도를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

두 번째 조사 시점인 2011년 완전 금주를 한 사람 중 2013년까지 금주를 유지한 사람들은 지속해서 위험 수준의 음주를 유지할 때보다 알코올 관련 암 발병 위험이 9% 낮아졌다.

연구팀은 “암을 예방하는 데 금주와 절주의 효과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1저자로 연구를 수행한 유정은 교수는 “음주량을 변화시킴에 따라 암 발병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체계적으로 규명한 것이 연구의 의미”라고 하였다.

연구를 주관한 신동욱 교수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음주량이 갑자기 늘어나기 쉬운데 최소한 이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음주 관련 사고도 막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보탬이 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의 학술지인 ‘자마 네크워크(JAMA Network)’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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