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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직 고위 관료들 “中 압박하려 사드 추가 배치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한반도 추가 배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추가 조치가 언급된 것과 관련해서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ㆍ사드) 체계. 중앙포토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ㆍ사드) 체계. 중앙포토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우리 입장에선 추가적인 방위 행위를 취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적인 방위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동아시아담당 특별보좌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가능한 역내 미군 주둔 강화 방안은 한반도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는 합리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실제로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하면 미국은 B-1B 전략폭격기 등을 한국에 배치하고 한ㆍ일과 핵준비태세에 대한 논의를 상당히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중국이 이런 군사적 압박을 받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압박해 긴장 완화에 나서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테이블 가운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테이블 가운데)이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 외에는 모두 마스크를 썼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테이블 가운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테이블 가운데)이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 외에는 모두 마스크를 썼다. AFP=연합뉴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군축ㆍ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도 “북한이 미사일과 핵 역량 개발을 지속하면 미국은 중국이 원하지 않는 사드 추가 배치 등 미사일방어 강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방송에 말했다. 그러면서 “한ㆍ미ㆍ일  간 해상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더 많은 연합훈련 및 미국 전략자산의 더 잦은 한ㆍ일 전개 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방송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자주, 길게 이뤄지거나 일시적으로 미 육군 및 해병대가 추가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특정 지역에 지상군을 증원하는 것은 전 세계 미군 전략에 큰 영향을 끼친다. 미 수뇌부가 이같은 결단을 내린다면 전쟁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인 셈이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미래 작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동맹인 한·일과 긴밀히 조율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만 RFA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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