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료승차 연 6300억 손실 "이젠 한계"…보상은 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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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중앙일보

노인들이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중앙일보

 '6300억원.'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한해 서울과 부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등 6대 도시의 지하철이 무임승차로 인해 입은 손실액이다. 같은 해 이들 6개 기관이 기록한 경영적자(1조 756억원)의 58.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 11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지원 입법을 위한 공청회'에서 발표됐다. 이날 공청회는 김민기·심상정·허종식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이 주최하고, 전국 도시철도운영기관 노사대표자 협의회가 주관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대한교통학회가 '도시철도 PSO(공익서비스 보상) 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에 따르면 2019년에 6대 도시의 지하철과 경전철을 이용한 승객은 모두 26억 4200만명이었다.

  자료 대한교통학회

자료 대한교통학회

 이 가운데 무료로 지하철과 경전철을 탄 승객은 18.8%인 4억 9600만명에 달했다. 승객 5명 중 한명은 무료였다는 의미다. 65세 이상 노인이 4억 840만명으로 82.3%를 차지했고, 장애인이 8220만명으로 16.6%였다.

 지역별로 노인 무임승차는 광주가 전체 승객의 28.2%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부산(25.9%)·대구(24.6%) 등의 순이었다. 서울은 지하철 9호선을 포함해 모두 12.6%였다.

 무임승차 손실액은 서울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3709억원이었고, 부산(1396억원)·대구(614억원)·인천(297억원)·대전(192억원)·광주(92억원) 순이었다. 게다가 인구 감소와 노령화가 이어지면서 2050년에는 전체 승객의 43%가 무임승차일 거란 전망까지 나왔다.

 자료 대한교통학회

자료 대한교통학회

 가뜩이나 요금이 운영원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무임승객이 계속해서 늘게 된다면 지하철 운영기관들로서는 만년 적자를 면키 어렵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노인 무임승차를 시행할 1984년 당시엔 전체 승객의 5%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0%에 육박하는 데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복지 관점에서 정부지원이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무료승차는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노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시행됐으며, 장애인 무료승차는 1993년 장애인복지법 개정에 따라 도입됐다.

 자료 대한교통학회

자료 대한교통학회

 하지만 무임승차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사실상 없다. 지자체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지방교부금에서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다. 또 무임승차를 지원하면 지하철이 없는 지역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사이 지하철 운영기관들의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원활한 운영은 물론 안전 관리 투자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하철 운영기관들은 도시철도법 등을 바꿔서 중앙정부가 무임승차를 지원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철도운영기관 중에선 코레일만 정부로부터 무임승차 등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전체 무임손실 비용의 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노사가 '무임승차 손실 국비 보전'을 요구하는 합동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도시철도공사 노사가 '무임승차 손실 국비 보전'을 요구하는 합동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성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PSO를 운영하는 주요 국가들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운영사가 거의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물론 정부로서도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무작정 지원에 나설 수도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무임승차 손실을 이대로 지하철 운영기관에만 떠넘길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전한 운영을 위해서라도 국회가 법을 고치든, 정부가 일정 부분 예산 지원에 나서든 해결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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