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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가득한데 '1㎏ 3500원' 뿐…지금 고성서 맛봐야할 이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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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가 제철을 맞았다. 특히 경남 고성 일대에서 양식한 홍가리비가 풍년을 맞아 저렴한 가격에 사먹을 수 있다. 중앙포토

가리비가 제철을 맞았다. 특히 경남 고성 일대에서 양식한 홍가리비가 풍년을 맞아 저렴한 가격에 사먹을 수 있다. 중앙포토

찬바람이 불면 바다가 맛있어진다. 온갖 어류가 이맘때 살이 찌고 기름기가 돌기 시작한다. 굴을 비롯한 패류(貝類)도 그렇다. 굴을 먹기 위해 경남 통영까지 가는 열혈 식도락가도 많은데 올가을에는 다른 어종으로 눈을 돌려봐도 좋겠다. 가리비가 풍년이다.

일본산 말고 경남 고성산

요즘 어시장이나 수산물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가리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가격도 좋다. 주인공은 '홍가리비'다. 남해안에서 양식한 홍가리비가 1㎏ 4000~5000원 선이다. 3500원에 파는 어민도 있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한 건 풍년을 맞은 까닭이다. 고성군 백승열 해양수산과 어업생산담당 팀장은 "올해는 큰 태풍이나 홍조 현상이 없어서 가리비 작황이 예년보다 훨씬 좋다"며 "고성에서는 10년 전부터 가리비 양식이 활발했는데 생산량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해안 지방에서는 요새 가리비 양식을 하는 어민이 많다. 홍가리비가 굴보다 성장 시기가 짧고 껍데기를 깔 필요가 없어서 생산비가 덜 드는 까닭이다. 중앙포토

경남 해안 지방에서는 요새 가리비 양식을 하는 어민이 많다. 홍가리비가 굴보다 성장 시기가 짧고 껍데기를 깔 필요가 없어서 생산비가 덜 드는 까닭이다. 중앙포토

가리비 종류는 다양하다. 참가리비라고도 부르는 큰가리비는 주로 동해안에서 양식한다. 가격은 1㎏ 1만5000~2만원 선으로 홍가리비보다 서너 배 비싸다. 이름처럼 큼직하다. 어른 주먹만 하다. 시중에 판매하는 큰가리비 중엔 일본산도 많다. 가격은 비슷한데 방사능 검사를 거쳐 수입했는데도 못 미더운 소비자가 많아 생산지를 안 밝히고 파는 경우도 있다. 일본산이 국산보다 조금 더 크고 껍데기 주름이 깊다.

경남 지방에서는 요즘 홍가리비 양식이 활발하다. 홍가리비는 해만가리비의 개량종으로 껍데기가 붉다. 사진 고성군

경남 지방에서는 요즘 홍가리비 양식이 활발하다. 홍가리비는 해만가리비의 개량종으로 껍데기가 붉다. 사진 고성군

올가을 풍년을 맞은 홍가리비는 정식 어류 명칭은 아니다. 대서양이 고향인 '해만가리비'의 개량종이다. 경남 고성·거제·통영에서 많이 양식한다. 고성 자란만에서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책임진다. 이름처럼 껍데기 색깔이 붉다. 찜이나 구이용으로 제격이고 해물탕, 라면, 국수용으로도 많이 먹는다. 단백질·철분·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가리비 축제도 시작했다. 이달 초 고성 남포항 일원에서 축제를 열려고 했으나 이태원 참사 때문에 취소했다.

8년만에 생산량 10배 이상 급증 

2014년 경남 지방의 가리비 생산량은 657t에 불과했다. 올해는 고성군에서만 8000t 생산을 기대한다. 생산량이 급증한 이유가 있다. 2012년 굴, 가리비, 홍합 등으로 특정하지 않고 '패류'로 양식 신고만 하도록 어업법이 바뀌면서다. 굴 양식을 하던 어민이 가리비로 종목을 많이 바꿨다. 양식 기간이 2년 필요한 굴과 달리 홍가리비는 6~7개월이면 출하할 수 있고, 굴처럼 껍질을 깔 필요가 없어서 생산비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40~50대 젊은 어민이 가리비 양식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홍가리비는 동해안이나 일본에서 생산하는 큰가리비보다 작다. 대신 단맛이 강한 편이다. 사진 고성군

홍가리비는 동해안이나 일본에서 생산하는 큰가리비보다 작다. 대신 단맛이 강한 편이다. 사진 고성군

홍가리비는 참가리비나 해만가리비보다 작다. 껍데기 크기가 7㎝ 수준이다. 제철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굴과 생산 시기가 비슷하다. 김장철이 지나고 날씨가 훨씬 추워지는 1~2월에 굴은 맛이 올라오는 데 반해 가리비는 지금 절정의 맛을 자랑한다. 굴을 먹기 위해 통영 강구항으로 향하는 것처럼 고성 바다를 찾아가는 사람도 많다. 고성군 관계자는 "가리비를 사서 캠핑장에서 구워 먹는 여행객이 요즘 많다"고 말했다.

홍가리비 생산은 3월께 마무리된다. 4~7월에는 홍가리비보다 큰 비단가리비가 나오는데 가격은 더 비싸다. 박영호(53) 경남고성가리비 영어조합법인 대표는 "풍작을 맞아 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홍가리비를 먹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다른 가리비가 관자가 커서 씹는 맛이 좋다면 홍가리비는 단맛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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