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이에 효과 약해졌다"는데…'이부실드' 대상·용량 확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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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고형암 환자도 앞으로 코로나19 예방용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를 맞을 수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투여 대상과 용량을 늘리기로 하면서다. 다만 미국 등에서 곧 우세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BQ 계열 변이가 이 치료제에 저항이 큰 것으로 알려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고형암·HIV 환자도 투여”

14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겨울철 유행 대비 중증 면역저하자의 보호를 위해 이부실드 투약 대상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면역 형성이 어려운 혈액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선천성(일차) 면역결핍증 환자 등을 대상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고형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류마티스 환자 등도 이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됐다. 질환과 관계없이 항암화학요법제, B세포 고갈치료 등 심각한 면역저하치료를 받는 환자도 포함된다.

아스트라제네카(AZ)가 제조한 이부실드는 몸속에 직접 항체를 주사로 주입해 면역 효과를 유도한다. 항체인 ‘틱사게비맙’과 ‘실가비맙’을 주요 성분으로 해, 다른 둔부 부위에 해당 성분을 150㎎씩 연속으로 맞는다. 접종 후 2주 이내에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백신과 달리 이부실드로 항체를 넣으면 수 시간 내에 감염 예방 효과가 나타나 최소 6개월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면역저하자만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 연구에서 이부실드 투여군은 감염 위험을 절반, 입원과 사망 위험을 9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이부실드(Evusheld). 사진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이부실드(Evusheld). 사진 아스트라제네카

“증량 시 3개월 지나서도 항체 유지”

용량도 당초 틱사게비맙과 실가비맙을 150㎎씩 총 300㎎ 투여하는 것에서 300㎎씩 총 600㎎으로 2배 올린다. 추진단은 “기존 투약자는 3개월 이하 경과한 경우 300㎎ 추가 투약을, 3개월 초과한 경우 600㎎을 추가 투약할 수 있다”라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서는 지난 2월 이미 승인한 내용을 바꾸면서 용량을 늘린 바 있다. 당시 FDA는 “가용 데이터에 따르면 이부실드 용량이 높을수록 오미크론 하위 변이체인 BA.1과 BA.1.1에 의한 감염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이미 승인된 용량을 투여한 환자는 가능한 한 빨리 추가 용량을 투여받아 항체 수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원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사항이 600㎎이고, 당시 ‘변이 유행 시 600㎎으로 투약할 수 있다’라고 병기했다”라며 “두 배 용량으로 했을 때 투여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항체가 충분히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새 변이에 힘 못 쓴다는데…. 

다만 최근 미국 등에서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 BA.5 하위변이 BQ.1과 BQ.1.1가 이런 치료제에 저항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와 재유행에 대비한 방어책이 될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CNN은 지난 11일 보도에서 “새로운 오미크론 아형(하위) 변이가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이부실드가 이들을 중화시키지 못해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라며 “이부실드가 힘을 잃기 때문에 이 약을 투여하는 이들은 군중을 피하거나 마스크를 쓰는 것 같은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FDA는 350개의 의료 전문가와 환자 단체, 약국 등에 이부실드 효능 감소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한다. 미국에선 최근 신규 감염자의 40% 이상이 BQ 변이에 감염되는 등 이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국내서도 향후 BQ.1과 BQ.1.1 변이가 본격 재유행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추진단 관계자는 그러나 “효과가 떨어진다는 건 BQ.1과 BQ.1.1 변이에 대한 얘기”라며 “국내에선 아직 이들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미만이라 오히려 우세종화되기 전에 용량과 대상을 늘려 쓰는 게 맞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별 부작용이 없는 약제로 알려져 백신 접종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적응증을 넓히고 최대한 많이 투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직 우리나라는 BA.5가 유행을 이끌고 있어 국내에선 역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부실드 투여 방법. 자료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

이부실드 투여 방법. 자료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

‘변이 취약’ 렉키로나 운명 밟을까

투약이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이부실드는 현재 2만 회분이 들어와 있는데 지난 8월 투여를 시작한 이후 3개월여간 누적 투여랑이 2516회(14일 0시 기준)에 그친다. 당초 당국이 예상한 대상자의 절반도 맞지 않은 것이다. 백신처럼 새 약제에 대한 거부감 등이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추진단은 보고 있다.

향후 새 변이 유행 상황에 따라 이부실드 또한 결국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 같은 운명을 겪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탁 교수는 “시간이 지나 미국처럼 다른 하위 변이가 BA.5를 대체하기 시작하면 이부실드가 더는 역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엄중식 교수도 “변이가 등장하면서 면역회피능력이 생겼을 때 항체치료제가 가장 취약하다”라며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레그단비맙도 그런 문제로 오미크론 유행 이후 사용하지 않게 됐다. 이부실드도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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