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젠 2년 뒤 대선…바이든 말고 또 있다, 美민주당 잠룡들 들썩

중앙일보

입력

이젠 2024년 대통령 선거다.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상원 다수당을 유지한 민주당의 관심이 2년 후 대선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10월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행사에서 함께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이 재선 출마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리스 역시 강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0월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행사에서 함께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이 재선 출마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리스 역시 강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다. AP=연합뉴스

공화당에서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로 스타로 떠올랐다면, 민주당에선 잠룡 여럿이 물밑 경쟁 중인 모양새다.

일단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9일 기자회견에서 “다시 출마하는 것이 내 의도”라며 최종 결정은 내년 초 내리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에서 이를 달갑지 않게 보는 이들이 많단 사실이다. 올해 80세인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엔 너무 고령이란 이유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보도에서 “지난해 바이든이 부닥친 문제가 ‘경제’였다면,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이 걱정하는 건 그의 ‘나이’”라고 전했다.

강력한 현직 프리미엄, 카멀라 해리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미국의 '첫 흑인ㆍ인도계 여성 부통령'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EPA=연합뉴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미국의 '첫 흑인ㆍ인도계 여성 부통령'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EPA=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는 이는 카멀라 해리스(58) 부통령이다. 흑인ㆍ인도계인 그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란 화려한 타이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직 부통령이란 점 자체가 그를 떠받치는 힘이지만 바이든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의 인기도 주춤한다. 부통령으로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해리스의 잠재력은 크다는 게 미 언론의 공통된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에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며 “2년밖에 남지 않은 대선에서 해리스만큼 인지도, 네트워크 등을 두루 갖춘 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부통령보다 러브콜 더 받았다, 피트 부티지지  

지난 7일 네바다주에서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지지 연설을 중인 피트 부티지지. 민주당은 네바다에서 승리하며 상원 다수당이 됐다. EPA=연합뉴스

지난 7일 네바다주에서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지지 연설을 중인 피트 부티지지. 민주당은 네바다에서 승리하며 상원 다수당이 됐다. EPA=연합뉴스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음에도 ‘선거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는 피트 부티지지(40) 교통부 장관이다. 첫 동성애자 장관으로도 유명한 부티지지는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아이오와 코커스 1위를 차지해 순식간에 전국구 인사가 됐다.

이후 장관 자리에 오르며 잠룡으로 꼽혀온 그는 이번 선거 기간 민주당 후보들에게 ‘유세를 지원해달라’는 숱한 러브콜을 받았다. 부통령보다 더 많은 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게 CNN의 보도다.

NYT는 “소셜미디어 등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그는 세대교체를 원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후보”라며 “부통령이란 점 때문에 공격당할 지점이 많은 해리스와 달리 (새로운 인물이니만큼) 그럴 위험도 적다”고 분석했다.

주지사 재선 성공하며 저력 과시,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레첸 휘트머. 트럼프 재임 당시 그에 맞서는 단호한 태도로 인기를 모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시간주 주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레첸 휘트머. 트럼프 재임 당시 그에 맞서는 단호한 태도로 인기를 모았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레첸 휘트머(51) 미시간주 주지사는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힘을 직접 증명하며 명실상부 대권 후보로 떠올랐다. 트럼프 재임 당시 그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납치 위협까지 받았던 그는, 외려 이 때문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2020년 대선 기간에는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며 한층 주목받았다.

휘트머는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54.5%로 공화당 후보 튜더 딕슨(43.9%)를 가볍게 누르며 재선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그에게 대선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직은 말을 아끼고 있다. “2024년 혹은 2028년 대선에 관심이 있느냐”는 CNN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그는 “앞으로 4년간 미시간에 집중할 것이며 바이든이 재선에 도전한다면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2020년 4월 15일 미시간주에서 총기를 들고 시위에 나선 이들의 모습.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쳤던 당시 휘트머 주지사가 봉쇄령을 내리자 이에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AP=연합뉴스

2020년 4월 15일 미시간주에서 총기를 들고 시위에 나선 이들의 모습.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쳤던 당시 휘트머 주지사가 봉쇄령을 내리자 이에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AP=연합뉴스

WP는 “디샌티스는 잊어라, 휘트머와 조시 샤피로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란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12일 자 칼럼에서 “바이든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휘트머는 상당히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낙태권 옹호 등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실용주의 노선을 걷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첫 유대계 대통령? 떠오르는 뉴페이스, 조시 샤피로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혔던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조시 샤피로. AP=연합뉴스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혔던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조시 샤피로. AP=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조시 샤피로(49)는 떠오르는 신성이다. 주요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공화당 더그 마스트리아노를 14%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샤피로는 2004년 펜실베이니아 주(州)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2017년부터 주 법무장관으로 일하며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주 차원에서 맞서는 등 트럼프의 여러 결정에 반기를 들며, 이목을 끌었다.

WP는 “첫 도전에서 승리한 샤피로가 2024년 대선 후보로 여겨지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중도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그를 잠룡으로 콕 짚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9월 “온건파로 꼽히는 샤피로는 미국의 첫 번째 유대인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일찌감치 점쳤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그와 대적한 마스트리아노가 워낙 논란이 많았고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후보였기에 샤피로가 이겼다는 보도도 나온다. 그가 대선후보가 지녀야 할 잠재력을 보여주려면 앞으로 2년간 행보가 중요할 것이란 얘기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