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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들고오는 빈 살만, 기업들 기대감 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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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무함마드 빈 살만

무함마드 빈 살만

오는 17일 방한 예정인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의 24시간’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스터 에브리싱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사진)의 별명이다. 오일머니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왕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기 국왕이 확실시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자’라고 불린다. 인류 최대 역사(役事)로 불리는 ‘네옴시티(Neom City)’ 건설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2019년 이후 3년 만인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에 국내 대기업이 거는 기대감이 큰 이유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灣)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총사업비 5000억 달러(약 670조원)를 들여 사막과 산악지역 2만6500㎢(서울의 44배) 면적을 인공도시로 탈바꿈시킨다. 자급자족형 직선도시 ‘더 라인’, 해상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빈 살만 왕세자의 한국 체류 기간은 채 24시간이 되지 않는다. 정확한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17일 새벽 입국해 당일 저녁 혹은 이튿날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숙소로 잡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더 라인’의 터널 공사 프로젝트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컨소시엄 형태로 2조원대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글로벌 역시 네옴시티 관련 용역사업을 일부 수주했다. 건설이 본격화하면 국내 건설업체의 참여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앞서 이달 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원팀 코리아’를 구성해 수주지원단을 꾸리고 사우디 현지를 방문했다. 건설은 물론 정보기술(IT) 인프라, 모빌리티 시스템 등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회변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이다. 그는 사우디의 탈(脫)석유 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다. 네옴시티 역시 탄소중립 미래도시로 만들어진다. 초고속 통신망과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에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대표 대기업이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데다 미래도시 기술, 모빌리티, 인프라 등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의 참여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제를 반등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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