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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치타’ 김태환 “호날두, 스피드로 꽁꽁 묶어버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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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베테랑 수비수 김태환이 2전3기 끝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지난 10월 경기도 파주 NFC에서 실시된 마지막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는 김태환. [사진 대한축구협회]

베테랑 수비수 김태환이 2전3기 끝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지난 10월 경기도 파주 NFC에서 실시된 마지막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는 김태환. [사진 대한축구협회]

“상대 팀 공격수 여러분, 제가 처음이라고 얕보면 큰코다칠 겁니다. (웃음)”

한국 대표팀 오른쪽 풀백 김태환(33·울산 현대)이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밝힌 출사표다. 김태환은 지난 12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발표한 카타르월드컵 26명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도전이다. 김태환은 세 차례 도전 끝에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뤘다. 그는 앞선 두 차례 월드컵(2014·18년)을 앞두고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매번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는 벤투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포지션이다. 김태환은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직전까지 김문환(전북 현대)·윤종규(FC서울)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김태환은 “월드컵은 처음이지만, 그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1, FA컵 등 웬만한 대회에서 우승은 다 해봤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그라운드에서 쏟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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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은 1989년 7월생이다. 만 33세 4개월인 김태환은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막내인 이강인(21세 9개월)과는 열 두 살 차다. 나이가 많아 부담스럽지 않은지 물어봤다. 김태환은 “올 시즌 (이)청용이 형과 함께 울산 현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리드하는 법을 잘 안다. 대표팀 경험도 적지 않아서 팀에 빨리 녹아들 것”이라고 했다. 김태환은 올 시즌 30경기(3도움)를 뛰면서 울산이 17년 만에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드는 데 이바지했다.

김태환의 주 무기는 스피드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한 덕분이다. K리그 팬이 붙인 별명도 ‘치타’다. 폭발적인 속도로 상대 공격수를 추격하는 모습이 마치 치타가 초원에서 사냥감을 쫓는 모습과 닮아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공을 뺏을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긴 면모도 맹수를 닮았다.

김태환이 적잖은 나이에도 스피드를 자랑하는 건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 덕분이다. 김태환은 소속 팀에서 가장 먼저 웨이트 장에 도착해 가장 늦게 떠나는 선수로 유명하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힘과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30대 이후부턴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2~3시간씩 근력 운동을 했다. 김태환은 “근력 운동은 보약을 먹는 것과 같다. 나이가 적지 않아서 평소 준비돼 있지 않으면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없다. 진짜 운동을 하기 싫은 날에도 ‘쓴 약을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억지로 했다”고 털어놨다.

근력이 붙은 김태환은 요즘 ‘회춘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20대 때 72㎏였던 몸무게는 상·하체에 근육량이 붙으면서 78㎏까지 늘어났다. 스피드는 그대로인데, 힘까지 좋은 선수로 업그레이드했다.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을 해도 밀리지 않는다. 김태환은 “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이 내 팔뚝을 만지며 ‘근육이 화났다’고 표현하더라. 단단한 근육 덕분에 지금도 소속 팀에서 스피드가 가장 빠른 편이다. 스피드 싸움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은 세계적인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의 맞대결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했다. 포르투갈은 한국의 조별리그 3차전 상대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중계 화면을 돌려보면서 호날두의 플레이 스타일과 특성을 파악했다고 했다. 김태환은 “상대가 강할수록 투지가 살아난다. 호날두를 스피드로 제압한 뒤, 꽁꽁 묶어버리겠다. 카타르 사막을 가르는 한국 치타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태환

생년월일: 1989년 7월 24일(만 33세, 한국 대표팀 최고령 선수)
소속: 울산 현대
포지션: 오른쪽 풀백
체격: 키 1m77㎝, 몸무게 78㎏
월드컵: 첫 출전
A매치: 19경기
주 무기: 스피드
별명: 치타, 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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