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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블루’ 출시 엿새만에 중단…‘머스크 리스크’에 셀럽도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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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잇단 ‘오너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광고주들은 잇따라 떠나고 야심 차게 내놓은 유료 상품은 출시한 지 한주도 되지 않아 운영을 중단했다.

트위터는 지난 5일 내놓은 유료 서비스 ‘트위터블루’가 계정 사칭 파문 속에 개시 엿새 만인 11일 운영을 중단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트위터는 웹사이트에 “11월 9일 이후 개설된 트위터 계정은 트위터블루를 구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올렸다. 트위터블루는 월 7.99달러(약 1만500원)를 내면 진짜 계정임을 인증해주는 ‘블루체크’를 달아주는 서비스다. 돈만 내면 별다른 신원확인 절차 없이도 이를 달아주게 하면서 이를 받은 사칭 계정으로 인한 피해가 쏟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뇨 관리에 필요한 인슐린을 공급하는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사칭 계정이 “인슐린이 무료라는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는 거짓 트윗을 올리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사칭 계정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는 허위 트윗으로 혼란을 일으켰다. 그 배경엔 사칭 계정이 등장할 것이란 경고를 무시하고 “수입을 늘려야 한다”며 이를 강행한 머스크의 독단적인 판단이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다.

신뢰가 떨어지면서 셀럽(유명인)의 탈트위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우피 골드버그와 테아 레오니, 그래미상 수상자인 팝스타 토니 브랙스턴은 최근 트위터 활동을 중단했다. 영화 ‘허드슨 강의 기적’의 실재 인물인 체슬리 설렌버거 전 기장 등도 동참했다. CNBC 방송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뒤 혐오 표현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 할리우드 연예인을 중심으로 탈출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뒤 광고주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도날드와 애플 등의 광고를 대행하는 옴니콤은 지난주 고객사에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트위터 광고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 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 등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지난해 기준 트위터 전체 수입의 89%를 광고가 차지했다.

머스크의 자산도 줄고 있다. 14일 미 경제매체 포브스의 ‘2022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1998억 달러(약 263조9358억원)로 지난 4월 5일(2190억 달러)보다 192억 달러(약 25조 3824억원)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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