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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함 뭡니까" "행안부 장관입니다"…野-이상민 날 선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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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경찰에 대한 행안부 장관의 지휘 권한과 책임을 두고 격론했다. “발악하고 있다”,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등 격앙된 표현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강 의원이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지휘 권한과 책임에 대해 묻자 이 행안부 장관은 “지휘 권한은 있지만 지휘 권한을 행사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권한을) 행사하려면 조직과 인원이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장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장진영 기자

이에 대해 강 의원이 “경찰국 신설을 이유로 경찰을 지휘할 수 없고, 법적 책임도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장관의 비겁한 말바꾸기이며 자승자박”이라고 반격했다.

이 장관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수사지휘의 의미를 설명해 드려도 되겠냐”, “그 의미도 모르시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면 안 된다”라고 맞섰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이태원 참사 현안질의에서 “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이 없기 때문에 특히 개별적 치안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지휘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책임 회피의 논리를 짜고 장관의 뒷수습을 하는 곳이 행안부가 아니다. 법적인 책임을 어떻게든 회피하고자 발악하고 있다”가 이 장관을 거세게 비난했다. 또 일선 경찰과 소방관의 헌신적 태도와 비교하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고위 공직자는 나 혼자 살아보자고 추태를 부리고 있다. 부끄러운 줄아셔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 장관은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다”며 이어지는 책임 추궁에 대응했다.

강 의원이 공감, 부끄러움, 수치심 등을 언급하며 “(이런 감정은) 부모한테 배우고 사회에서 길러지는 것이다. 장관님은 부끄러움을 모르시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보고, 배우지 못하신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하자 이 장관은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신경전이 날카로워지면서 강 의원은 이 장관에게 “본인의 직함과 소속을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했다. 이에 이 장관이 침묵을 지키자 강 의원은 세 차례에 걸쳐 “모르세요”, “모르세요”, “본인의 직함과 소속 모르십니까”라고 추궁한 끝에 “행정안전부 장관입니다”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한편 이 장관은 강 의원이 재차 사퇴 의사를 묻자 “현재 입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가 맡은 바 임무”라며 거듭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강 의원이 ‘국무총리는 물 건너간 것 같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총선을 나가는 쪽으로 내부 교통정리가 됐느냐’라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전혀 그런 생각 없다”고 답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위원을 향해서 책임을 면하려고 발악을 한다고 하는 표현을 어디까지 우리가 용인하고 받아들여 할지 모르겠다”며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예결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그런 말은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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