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00억불' 수출행진 무너진 반도체…1년5개월 만에 내리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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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월 100억 달러 수출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이 94억1000만 달러(약 1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16.2% 감소하며 100억 달러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5월 이후 이어졌던 반도체 월 100억 달러 수출 기록 행진이 1년5개월 만에 끝났다. 경기 둔화로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단가 역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 전체 수출이 감소하는 흐름을 되돌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핵심 수출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면서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도 크게 꺾였다. 지난달 ICT 산업 전체 수출액은 178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10.3% 줄었다. ICT 수출 증감률은 7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0.9%, 8월 -4.6%, 9월 -2.2%였던 감소 폭은 지난달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ICT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외 다른 ICT 주력상품 수출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지난달 20억3000만 달러, 컴퓨터ㆍ주변기기는 10억3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각각 9.6%, 30.9% 감소했다. 휴대폰(15억5000만 달러, 13%) 정도만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가별로 봐도 중국(-16%), 미국(-13.9%), 일본(-5.3%), 유럽연합(EU, -4.6%), 베트남(-1.3%)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줄었다.

내년 반도체 등 ICT 수출 전망은 ‘흐림’이다. 고물가ㆍ고금리 여파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의 수요도 따라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가열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다툼도 변수다. 미국이 중국 산업 전반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ICT 업계 역시 영향권에 있다.

대신 한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ICT 교역에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ICT 산업 전체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41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79억4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다. 수입액이 137억6000만 달러로 13.6% 큰 폭 늘면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7억8000만 달러), 디스플레이(17억3000만 달러)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봤다. 반면 컴퓨터ㆍ주변기기(-3억2000만 달러), 휴대폰(-5000만 달러)는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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