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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안해?" 패자 쇠파이프 들었다…광주 도심서 '조폭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심 집단 난투극에 이어 조직폭력 간 전면전까지 하려던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올해 초 술집에서 타 조직원을 훈계하다가 싸움이 시작됐다. 집단 폭행과 보복 폭행을 주고받다가 일명 ‘전쟁’을 선포, 집결했다가 경찰이 출동하자 해산했다.

 광주지검은 14일 폭력조직 간 집단 난투극 사건을 브리핑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7일 오전 4시 10분쯤 광주 북구 한 번화가에서 집단 구타하는 모습. 광주경찰청

광주지검은 14일 폭력조직 간 집단 난투극 사건을 브리핑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7일 오전 4시 10분쯤 광주 북구 한 번화가에서 집단 구타하는 모습. 광주경찰청

검찰, 광주·전남 조직폭력 31명 기소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최순호 부장검사)는 1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A(23)씨 등 18명을 구속 기소하고, B(27)씨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도주 중인 한 명은 지명수배했고, C(16)군 등 미성년자 6명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대규모 폭력조직인 국제PJ파 조직원 5명은 지난 1월 27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술집에서 충장OB파 조직원 2명을 집단 폭행했다. 당시 OB파 조직원이 ‘나이도 어린데 인사도 안 하고 시끄럽다’고 훈계하자 이에 격분해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OB파 조직원은 팔이 부러지는 등 전치 5주의 상해를 입었다.

충장OB파와 국제PJ파 전면전
이 소식을 들은 OB파는 다른 조직원들을 불러 모은 이날 오전 4시 10분쯤 광주 북구의 한 번화가에 있는 PJ파 조직원 1명에게 찾아가 ‘조직원 행방을 대라’며 보복 폭행했다. 북구에서 폭행을 당한 PJ파 조직원은 상무지구에서 OB파를 폭행한 조직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PJ파는 ‘전쟁’을 선언하고 쇠 파이프 등 흉기를 휴대한 채 상대 조직원을 찾아 나섰고, 오전 5시쯤 광주 한 유원지에 집결했다.

PJ파가 유원지에 집결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경찰은 급히 강력범죄수사대원들을 급파했다. 경찰 출동 사실을 눈치챈 조직원들은 잠적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전국 곳곳으로 흩어진 두 조직원을 한 명씩 검거하기 시작해 6개월 만에 가담자를 전원 검거했다.

광주지검은 14일 폭력조직 간 집단 난투극 사건을 브리핑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25일 폭력 조직원이 도주 중 검찰 수사지원 차량을 파손한 모습. 광주지검

광주지검은 14일 폭력조직 간 집단 난투극 사건을 브리핑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25일 폭력 조직원이 도주 중 검찰 수사지원 차량을 파손한 모습. 광주지검

이들은 지난 6월 재판에서 '두목격인 특정 조직원이 범죄단체 활동을 한 사실이 없고, 유원지에 가지 않았다’는 취지로 일부 조직원에 위증을 교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10월 25일에는 도주 과정에서 검찰 수사지원 자동차를 야구방망이로 파손하거나, ‘후배 조직원 탈퇴를 막아라’는 선배 조직원 지시에 따라 후배 조직원을 무차별 구타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8~10월 교도소 수용실과 은신처 등을 압수 수색을 하고 디지털 포렌식 등 보완수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중·고교생들까지 조직원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최근 조직폭력에 대해 검찰 수사가 제한되는 등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공백을 틈타 국민 안전한 생활을 침해하며 사회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며 “경찰과 협력해 대표적 민생 침해 범죄인 조직폭력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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