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슈에 3년만의 한일 정상회담...日 언론 "강제징용 해결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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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만나 “강제징용 문제 조기 해결”이라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언론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정상이 강제징용 조기 해결에 의견 일치를 봤지만 지지율이 떨어져 문제 해결을 위한 지도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라고 14일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특히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회담을 놓고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의 가장 큰 쟁점인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양국 정상 간 회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뉴스1

아사히는 그간 ‘신중한 자세’를 보여온 일본 정부가 달라진 배경으로 북한 문제를 꼽았다. 올해 들어 잦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제7차 핵실험 가능성이 일본 총리를 회담 테이블로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등 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본 입장에선 북핵 대처를 위해 한국과의 공조가 절실해졌다.

한국 측 “이번엔 日이 적극 신청”

아사히는 또 일본 정부의 기조 변화 원인을 최근 일본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찾기도 했다. 지난 6일 일본 해상자위대가 연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 소양함이 7년 만에 참석한 것을 일본 정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친한파(親韓派)로 부르기 어려운 일본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가 지난 2일 방한해 윤 대통령과 ‘90분 만남’을 가지면서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환경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이번 회담이 "일본 측이 적극적으로 요청해 이뤄졌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뉴스1

실제로 프놈펜에서 열린 양국 정상 회담 때 웃으며 윤 대통령과 악수한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뉴욕에서 저와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외교 당국 간 협의를 가속해온 것을 고려해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기로 다시 한번 뜻을 모았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기시다 총리가 지난 9월과 달리 웃는 얼굴로 악수하며 회담을 시작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양국 리더 ‘지도력’ 걸림돌

3년 만에 부는 훈풍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은 강제징용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최근 일본 기업을 대신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한일 양국 기업이 재단에 기부하는 형태를 포함한 해결 방안을 일본 측에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는 “한국 내 이해를 얻으려면 일본 기업도 ‘기부’ 등 명목으로 재단에 갹출하는 것이 최저 조건이지만 일본 측이 난색을 보여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양국 정상의 낮은 지지율도 걸림돌이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사망과 국장 논란 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속에서 최근 내각 주요 인사들이 실언 등으로 잇달아 사임하며 위기를 맞은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등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는 가운데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어디까지 지도력을 발휘할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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