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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서비스 폭망, 셀럽들도 트위터 떠난다…위기의 머스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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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잇단 ‘오너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광고주들은 잇따라 이탈하고, 야심 차게 내놓은 유료 상품은 출시 엿새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위기를 느낀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트위터의 고가 광고를 구매해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광고주 이탈에…머스크, 하루 3억 광고에 스페이스X 투입  

미국 CNBC 방송은 스페이스X가 최근 트위터의 ‘테이크오버’란 광고를 구매해 사용 중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직 트위터 직원에 따르면 테이크오버는 트위터에서 가장 비싼 광고패키지 서비스 중 하나다.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내면 24시간 동안 트위터의 주요 타임라인 상단에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스페이스X가 테이크오버 같은 트위터의 고가 광고를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BC는 이를 머스크가 직면한 광고판매 압박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했다. 머스크 체제의 트위터 운영을 우려하는 광고주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와 애플 등의 광고를 대행하는 기업 옴니콤은 지난주 고객사에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할 것을 추천했다. 이에 앞서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 등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트위터 수입의 90%가 광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많은 광고주들이 틱톡과 바이트댄스 등 다른 SNS로 계약을 돌렸다”며 “이탈한 광고주들이 트위터로 돌아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광고가 전체 수입의 89%를 차지하는 트위터에게 광고 중단은 실적에 치명타다. CNBC는 “(스페이스X의) 테이크오버 구매에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전후로 떠나간 광고주들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도 지난 10일 임직원 회의에서 “트위터의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아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트위터 인수로 머스크 자산 감소…7달만에 25조 날려

머스크의 위기는 자산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14일 미 경제매체 포브스의 ‘2022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은 1998억달러(약 263조9358억원)로 2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4월 5일(2190억 달러)과 비교하면 192억 달러(약 25조 3824억원)가 날아갔다. 머스크 자산의 상당 부분은 그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에서 나오는데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자 순자산이 타격을 입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트위터에 몰두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며 머스크 순자산이 2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유료 서비스도 폭망…계정 사칭 문제 폭발

무엇보다 지난 5일 야심차게 내놓은 유료 서비스 ‘트위터블루’가 계정 사칭 파문 속에 엿새만인 11일 밤 운영을 중단한 게 타격이 크다. 트위터는 현재 웹사이트에 “11월 9일 이후 개설된 트위터 계정은 트위터 블루를 구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게시 중이다.

트위터는 웹사이트를 통해 “11월 9일 이후 개설된 계정은 트위터 블루를 구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사진 트위터 웹사이트 캡처

트위터는 웹사이트를 통해 “11월 9일 이후 개설된 계정은 트위터 블루를 구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사진 트위터 웹사이트 캡처

트위터 블루는 월 7.99달러(약 1만500원)를 내면 진짜 계정임을 인증해주는 ’블루 체크‘를 달아주는 서비스다. 문제는 검증이 완료된 유명인과 기업 계정에만 달아주던 이 표시를 별다른 돈만 내면 신원 확인 절차 없이 달아주게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블루 체크를 받은 사칭 계정으로 인한 피해가 쏟아졌다.

WSJ에 따르면 당뇨에 필수 약품인 인슐린을 파는 제약사 일라이릴리를 사칭한 계정은 “인슐린이 무료라는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는 거짓 트윗을 올려 업체가 주가폭락 홍역을 치렀다.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을 사칭한 계정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는 허위 트윗을 올려 혼란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사칭한 계정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이 같은 혼선의 배경엔 “사칭 계정이 등장할 것”이란 경고에도 “수입을 늘려야 한다”며 검증을 무시한 머스크의 독단적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셀럽 脫트위터 행렬에도 유해 콘텐트 범람 우려 더 커져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셀럽(유명인)들의 탈(脫)트위터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 흑인 배우 우피 골드버그, 영화배우 티아 레오니, 그래미상 수상자인 팝스타 토니 브랙스턴은 최근 트위터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영화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유명한 체슬리 설렌버거 전 기장, 미국 TV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작한 유명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 등도 트위터 사용 거부를 선언했다. NBC방송은 “트위터 인수 후 혐오 표현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할리우드 연예인을 중심으로 트위터 탈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총 5500명의 트위터 계약직 근로자 중 약 4400명이 별다른 공지 없이 해고 처리됐다. 이 중에는 특히 트위터의 혐오 발언이나 가짜뉴스 등 유해 콘텐트를 걸러내는 외주 팀이 전부 포함돼 있다. 1년 넘게 이 일을 맡았던 멜리아 잉글은 AP에 “나는 그간 트위터를 좋아해서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 여과되지 않은 콘텐트가 트위터에 홍수를 이룰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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