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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신부 "尹 전용기 추락하길" 막말 파문…사제직 박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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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4일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대표 김규돈 신부가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막말과 저주"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성공회 대전교구는 이날 김 신부의 사제직을 박탈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구두 논평을 통해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한 글이 한 성직자의 SNS에 게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총리, 윤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로이터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총리, 윤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로이터

박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무대에서 안보와 국익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총력하고 있음에도, 일반 국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막말과 저주를 성직자가 퍼부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신부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SNS 이용 미숙을 탓하며 사과했지만 정작 자신의 그릇된 생각과 막말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국민의 분노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김 신부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직자의 정치적 신념 표현에 대한 논란 이전, 이 같은 저주를 가벼이 입에 담는 성직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권리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대표인 김돈규 신부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t Asia Summit, EAS)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세르게이 러시아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앞에서 한 말을 언급하며 "어휴,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법 위반이자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는 행위", "남중국해는 규칙 기반의 해양 질서를 수호하는 평화와 번영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 신부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라며 "인터넷 강국에 사는 우리가 일시 정해서 동시에 양심 모으면 하늘의 별자리도 움직이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김 신부는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삭제한 뒤 "페이스북에 '나만 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요 근래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끔은 일기처럼 쓴 글이 전체글로 되어 있다"며 "저의 사용 미숙임을 알게 된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유낙준 교구장은 이날 김 신부에 대한 면직처분을 결정했다면서 "물의를 일으킨 사제로 인하여 분노하고 상처받은 모든 영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김 신부는 지난 2017년 '적폐 청산과 인권 회복을 위한 양심수 전원 석방'이라는 시국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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