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명에 1조5000억 걷는다…금투세 시행, 여야 '강대강' 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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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시기를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겠다는 세법개정안을 일찌감치 발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가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금투세 내년 도입 여부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앞서 3억원 특별공제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다 무산돼 집주인에 혼란만 줬던 종합부동산세 ‘시즌2’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투세 대상 15만명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금투세 도입 시 과세 대상자는 15만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10년간 평균 주식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다. 현재 주식 거래 관련 과세 대상이 1만5000명인데 그 10배에 달한다. 금투세로 인한 세부담은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기재부 계산이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금투세는 5000만원이 넘는 국내 상장주식 투자 소득에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현재는 금투세 도입 전이라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 이상인 ‘대주주’에게만 20~25%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금투세를 시행 때 과세 대상과 총 세액이 폭증한다.

내년에 과세하나? 아직도 몰라

문제는 ‘언제 시행하느냐’다. 정부와 여당은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당장 내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지난 정부에서 여야는 2023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정부가 추가 유예 필요성을 밝히면서 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공개하고, 국회에 제출하면서 2025년까지 2년간 금투세 과세를 연기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국회에선 세법 개정안을 논의할 조세소위마저도 구성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과세 기준을 완화하거나 유예 기간을 조정하려고 해도 이를 제대로 논의할 채널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야당에 금투세 유예 필요성을 설명할 공식적인 자리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입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뿐 아니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증권사도 혼란을 겪게 됐다.

여 “개미 생각해달라” VS 야 “부자감세 안돼”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은 반대 입장이 명확하다. 2023년 시행이 정해져 있던 만큼 국회 합의를 통해 법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부터 자동 시행이다. 민주당 소속 국회 기재위 위원 전원은 지난 10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시행이 불과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금투세 시행 유예 법안을 내면서 자본시장과 국민들에게 혼선을 줬다”고 말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초부자감세를 위해 설계된 세법 개정안은 처리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여당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년 동안 경제 상황의 틀이 바뀌었는데 강행하겠다며 (민주당은) 부자 감세를 외치고 있다”며 “민주당은 어려운 국민과 개미투자자를 더욱 절망스럽게 하지 마시고 주식시장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안 통과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민생', 야당은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으로 부딪히는 모양새다.

정부는 금투세 도입이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상장주식에서 해외주식으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원화 대비 달러 가격이 오를 수 있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 직전에 과세를 피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거나 해외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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