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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폭발 테러로 22명 체포…"쿠르드 무장조직 배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주말인 13일(현지시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 고의적인 테러 행위로 규정한 튀르키예 정부는 사고 발생 후 반나절 만에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배후로 지목하며, 폭탄을 설치한 사람을 포함해 2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당국이 13일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튀르키예 당국이 13일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부 장관은 “현재 수사 결과 PKK 테러 조직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폭탄을 설치한 사람을 비롯해 22명의 용의자가 이스탄불 보안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고 밝혔다.

소일루 장관은 용의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폭탄을 설치한 사람은 여성인 것으로 보인다. 아나돌루는 이스탄불 경찰이 한 여성을 제압하고 체포한 사진을 보도했다. 앞서 전날 베키르 보즈다으 튀르키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한 여성이 폭발 장소의 벤치에서 40분 넘게 앉아있었고, 가방을 둔 채로 자리를 뜬 후 1∼2분이 지나 폭발이 일어났다”고 했다.

소일루 장관은 “공격 명령은 (튀르키예 남부 접경의) 시리아 북부 도시 코바니에서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리에게 큰 고통을 가한 PKK가 더 많은 고통을 겪을 수 있도록 가까운 시일 내에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PKK는 튀르키예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이다. 튀르키예 동부 및 이라크 북부, 시리아 북부 등지에서 튀르키예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들은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 튀르키예가 자국 동남부에서 PKK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을 시작하면서 튀르키예 내에서 PKK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2016년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에서 수차례 테러가 발생했으며, 그해 12월 이스탄불 축구장 연쇄 폭탄 테러로 3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 20분쯤 이스탄불의 대표 명소인 베이욜루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갑자기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강력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퍼진 영상엔 쾅 하는 소리가 들리고 불길이 치솟자 사람들이 뒤돌아서 황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튀르키예 당국은 어린이 1명을 포함해 최소 6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중 5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2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사고 하루 만에 50명은 퇴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테러의 냄새가 난다”면서 “테러를 통해 튀르키예와 튀르키예 국민을 패배시키려는 노력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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