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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아파트 전세매물…서울만 5만건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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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가파르게 쌓이고 있다.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세 시장에서도 가격을 시세보다 크게 내린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송파구, 서초구 등 강남 3구에서 전셋값이 반 토막 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5만916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4만4469건보다 14.4% 증가한 수치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7% 선까지 치솟았고, 이로 인한 월세 선호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세 시장에서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48% 하락하며 부동산원 시세 조사 이래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락세를 보이며 매매를 포기한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전세로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을 시세보다 크게 내린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최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지난 3월 15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전셋값이 최근 호가 기준 8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도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렸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4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올해 6월만 해도 해당 면적 전세 최고가는 22억원에 달했다. 5개월 새 가격이 36%(8억원)가량 빠진 것이다. 인근 래미안퍼스티지, 반포리체, 반포써밋 등도 올해 최고가보다 7억~8억원 내린 가격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반포르엘의 경우 전세 매물이 쌓이면서 전용 84㎡의 전세 호가가 12억원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크기의 아파트 매매 호가가 35억원 정도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전세가율이 40% 밑으로 형성된 것이다. 반포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사정상 입주 대신 전세를 내줘야 하는 집주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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