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프놈펜에서 한일 정상회담 연다…한일→한미→한미일 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3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9월 유엔총회 이후 약 2개월 만의 만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현지 프레스룸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조금 전 확정됐다. 내일 개최하기로 했다. 30분가량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안보 협력이 일종의 추동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한·일 정상 모두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재로썬 양측이 정상회담에 공히 합의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도발 문제 등을 의제로 한·미, 한·미·일 회담을 하는데, 이를 계기로 해서 한·일 정상회담까지 따로 열게 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순서는 가변적일 수 있고 이 자리에서 확정은 어렵다”면서도 “한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 순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번 순방을 앞두고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은 상대적으로 일찍 당사자국 간 협의 및 합의 절차에 착수했다. 반면,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보도했지만, 출국 직전까지도 대통령실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대통령실의 한 참모는 중앙일보에 “한·일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장소 하나까지도 신중하게 정해나가고 있다”며 “이번에도 찾아가는 형식은 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첫 회담 때는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있는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빌딩으로 찾아가 3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이제 시선은 회담 의제 및 결과물 도출 여부로 모아진다. 이와 관련, 일본의 강제징용 문제 등의 이슈가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단 의제를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자유롭게 논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ASEAN 관련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한편, 이 고위 관계자는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리 총리가 대기실에서 환담했다”며 “윤 대통령은 상호 존중, 호혜 원칙에 기반한 한중관계 발전에 관해 기대감을 표명했고, 역시 북한 핵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북한의 일련의 전례적인 도발에 우려를 표명했고, 리 총리가 한반도의 비핵화 필요성 및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프놈펜=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