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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거리응원 금지가 능사?…"책임 피하려는 행정 편의주의"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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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한국 대 러시아의 예선경기 당시 거리응원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8년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한국 대 러시아의 예선경기 당시 거리응원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이태원 참사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 거리 응원전이나 지역축제 등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거리 응원전, 지역축제 곳곳서 취소

11일 전국 지자체와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4일 광화문광장·서울광장에서 열 예정인 월드컵 거리 응원전을 취소했다. 이들 응원전은 오는 24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이로써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월드컵 거리 응원전이 20년 만에 열리지 않게 됐다. 서울시에 이어 대구·경북·경남·대전, 경기도 의왕, 충북 청주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응원전을 열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 지자체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거리응원을 여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를 놓고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다. 찬성 쪽은 “(애도 분위기와) 정서에 맞지 않는다” “(거리 응원전에서) 또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러냐” 등 반응을 보인다. 반면 “교통사고 나면 도로 없애냐” “대책 세워 안전하게 할 생각은 안 하고 왜 전부 취소하려는지”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생이다”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도 “대규모 거리 응원전이 계획된 곳은 대부분 사람 통행이 원활한 ‘광장’”이라며 “더욱이 주최자가 명확한 행사라 사전에 충분히 안전대책을 세우는 게 가능한데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모습. 사진 서울시=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광장 모습. 사진 서울시=연합뉴스

행사 규모 줄여 열기도 

지역축제도 취소하거나 열더라도 규모를 줄이고 있다. 전남 보성군은 ‘제19회 벌교꼬막축제’를 취소했다. 당초 축제일정은 지난 4~6일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대면 행사여서 주민 기대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로 한 차례 연기하더니 결국 취소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전시회로 평가받은 ‘지스타 2022’ 부산 행사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불꽃 쇼와 드론 퍼포먼스 등을 뺐다.

국가애도기간 종료 후 첫 월요일인 7일 이태원 사고 인근 상인들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애도기간 종료 후 첫 월요일인 7일 이태원 사고 인근 상인들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 연말특수 실종 우려 

월드컵이나 지역축제 등 대규모 이벤트는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러시아 월드컵이 열렸던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를 보면, 그해 2분기 전체 외식업계 경기지수는 73.9로 1분기(74.8)보다 소폭 떨어졌으나 치킨집과 김밥집 등은 올랐다. 주점업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농림부는 “월드컵 특수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벌교꼬막축제도 지역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3년 만에 해제됐다. 이 때문에 자영업·소상공인, 농·어민 등은 곧 다가올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했다. 가뜩이나 이태원 참사로 사회적 분위기가 침체했는데 각종 거리응원까지 취소하면 이들에게는 설상가상이 될 수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이태원의 한 상인은 “가게 문을 여닫을 때마다 정말 ‘죄인 심정’이다”며 “하지만 누군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거리 응원전 등 취소가 ‘젊음의 자발적 문화’까지 위축시키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핼러윈 데이는 학업과 취업 준비 등에 절어 있는 청년에게 일종의 명절과도 같은 것이었다. 거리 응원전도 이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한다. 전국에 청년층이 즐길만한 축제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태원 참사를 생각하면 국민 모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주최가 있든 없든 완벽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많은 사람의 생계가 달린 생업문제 등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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