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태원 참사 입 연 이상민 "나도 사표내고 싶지 않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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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연합뉴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연합뉴스

야권이 경질을 요구하고 여론조사에서도 사퇴 요구가 높은 이태원 참사 정부 책임론의 핵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참사 후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 이 장관은 이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며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장관과의 인터뷰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진에 ‘필요하다면 정무적 책임도 따지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자신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통령에 전했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 장관은 본지에 “(그건) 정무직의 당연한 자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수습과 진상규명이 먼저라는 입장 아닌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게 진정 책임있는 자세 아니겠나” 라는 답을 했다. 자리 보전에 뜻이 없다는 걸 알리면서도 “지금은 사고 수습이 먼저”라고 한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앞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윤 대통령의 사의 요청은 없었느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없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이날도 문자메시지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해 “시작이 반”이라며 향후 행안부 장관으로서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경찰 조직 및 사고 대응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경찰에서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을 낼 것인가.
“내부적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경찰국 강화·검찰청법 개정 등을 검토한다는 뜻인가.
“일단 사고 원인 파악과 분석이 급선무다.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효과적 대책을 세운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사실 경찰이 독자적 조직이라 아무도 간섭을 못하는 게 문제다. 검사는 법무장관이 감찰·징계권을 가지지만, 경찰은 자체적으로 감찰·징계한다.”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 즉 ‘경찰 장악을 위해 경찰국을 만들어 놓고도 경찰 책임론이 대두되니 발을 뺀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경찰의 감찰·징계에 대해 “나에게 일체 보고하는 것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경찰 내부의 경찰국 반발 기류에 대해서는 “그걸(반발을) 뚫어보려다가 반쪽짜리 경찰국이 됐다”는 말을 했다.

이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행안위에서도 “경찰국은 경찰의 지휘·감독 권한이 없다”고 했고, ‘행안부 장관의 소속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에도 치안상황에 대한 지휘·감독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4박6일 간의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배웅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4박6일 간의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배웅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했다는 ‘정무적 책임’ 보도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정치적 책임’ 언급은 철저한 진상 확인 뒤 권한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원론적 취지의 발언”이라고 이 장관 사퇴 논란을 진화했다. 이처럼 당·정 고위층이 공식적으로는 ‘이상민 책임론’에 극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인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날 “이 장관 본인이야 ‘언제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장관은 사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윤 대통령이) 그만두라면 그만 둘 것”이라라고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하지만 대통령의 뜻이 이 장관 사퇴에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 장관은 4박6일의 동남아 순방을 떠나는 윤 대통령을 성남공항에서 배웅했다. 이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목례를 하자,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의 어깨를 두 번 두드리며 인사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4년 후배로,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함께 내각에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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