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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된 킹달러] 기축통화 노리던 위안화 힘 제대로 못 써…“달러당 가치 7.5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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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호 09면

SPECIAL REPORT 

중국의 100위안 지폐 [연합뉴스]

중국의 100위안 지폐 [연합뉴스]

7.2292위안. 지난 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다. 올 들어 ‘킹달러’의 공습 속에서도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 붕괴)를 막았던 중국은 지난 8월 7위안 붕괴를 용인한 데 이어, 최근에는 7.2위안선 마저 내줬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은 연초 이후 불붙은 달러 강세 속에서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곤 했으나, 최근 미국 달러의 강세를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그러나 위안화 환율 방어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위안화 고시환율이 달러당 7.2위안을 넘어선 지난 2일 이강 인민은행장은 홍콩 글로벌 금융리더 투자 서밋에서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다른 주요 통화와 비교하면 소폭 높아졌다”며 “위안화 환율은 계속해서 합리적으로 균형적인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킹달러는 피할 수 없지만, 다른 국가들의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중국이 달러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과의 안정을 언급한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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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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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엔 위안화 패권이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은 수출보단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 육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아무리 내수가 튼튼하다 해도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원자재 조달까지 홀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패권 강화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과의 밀월 행보가 그 결과물이다. 중국이 최대 석유 수입국으로 부상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위안화 석유 거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가즈프롬은 지난 9월 “러시아 가스 공급에 대한 결제 수단을 양국 통화인 루블과 위안화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위안화의 이 같은 행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3년마다 진행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세계 외환 상품시장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거래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화의 거래 비중은 7%로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3년 전 8위(4.3%)에서 3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2020년 초 20%를 밑돌았지만, 지난 8월에는 약 30%로 상승했다. 켈빈 라우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무역 결제 증가세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미·중 갈등과 국제 결제 통화 다변화의 필요성 때문에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탈(脫)달러 움직임은 최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행보 아래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위안·루블화 결제 무역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국가 간 거래에서 탈달러를 강조하고 나섰다. 브릭스 간 수출입은 중국과 러시아 간 거래를 제외하고도 꾸준히 증가세다. 인도는 올 들어 원유 수입의 21%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 미만이었으나 크게 늘어난 셈인데, 이 거래는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브릭스 가입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태다. 이들 국가까지 참여하면 브릭스는 석유 생산량의 3분의 1, 철과 농업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담당하게 된다. 중국이 달러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과의 안정을 더 강조한 이유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그러나 최근 내수 경기의 이상 신호에 암초를 만난 상태다. 중국경제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심리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하면서 2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레이먼드 융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수가 약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 등 중국 내 정치 이슈도 위안화 패권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최근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은 ‘차이나 런’(중국 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탈)으로 이어지면서 자산 시장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들어가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에도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 동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 8월 연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한 뒤 9월과 10월 동결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도 지난 1월과 5월, 8월 세 차례 인하해 현재 연 4.30%다. 위안화 가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자산 가치 붕괴에 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이에 영국 바클레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5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분간 위안화 패권을 강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위안화 가치를 안정화시키겠다고 내수를 해치는 정책을 펴기는 쉽지 않은데, 가치가 안정적이지 못한 통화가 기축통화로 부상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박수현 KB증권 리서치센터 신흥시장팀장은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악화와 코로나 방역 기조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안정화하려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코로나19 방역 기조 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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