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떼라” 또 타깃된 KT&G…이번엔 기업사냥꾼 아니다?

  • 카드 발행 일시2022.11.14

앤츠랩

2006년 칼 아이칸의 악몽이 재현할까요.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계기가 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까요. 17년 만에 다시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KT&G를 두고 나오는 말들입니다.

지난달 26일 싱가포르 사모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는 KT&G 이사회에 5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보냅니다. KT&G에서 인삼 사업을 떼어 별도로 운영하고(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 ‘릴’을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닷새 뒤엔 국내 행동주의 펀드 안다자산운용(이하 안다)도 주주 서한을 보내죠. 세부 내용은 약간 다른데 인삼공사 분리 상장 등 큰 틀에서의 요구사항은 유사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요구, 낯설지가 않습니다.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칼 아이칸 연합이 2006년 KT&G의 경영권을 위협했을 때의 요구사항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죠. 다만 KT&G가 그때와 달리 다급하지 않은 건 아직 FCP와 안다가 확보한 지분이 각각 1% 미만이라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칼 아이칸 연합은 KT&G 지분 6.6%를 들고 압박했었죠. 또 FCP와 안다는 칼 아이칸과 달리 ‘경영진을 존중하는 행동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은 예단할 수 없죠. KT&G는 민영화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배주주가 없어(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지분율 7.55%) ‘주인 없는 회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습니다. 이 말은 소수 지분을 가진 여러 주체가 모여 있다는 얘긴데, 외국계 투자자 지분을 합치면 40%가 넘습니다. 두 행동주의 펀드가 이들을 설득하면 KT&G 경영진은 꼼짝할 수 없게 되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