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 헤르손 퇴각 시작…美 "러, 핵어뢰 '포세이돈' 시험 준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점령지 남부 도시 헤르손 주민들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퇴각 이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점령지 남부 도시 헤르손 주민들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퇴각 이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헤르손에서 퇴각 결정을 내린 후 우크라이나군의 남진(南進)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100메가톤(Mt)급 핵어뢰 '포세이돈'(Poseidon)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러시아가 철수를 명령한 드니프로 강 서안을 따라 별다른 저항 없이 진격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지난 24시간 동안 헤르손 시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스니후리우카 등 12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틀 동안 수복한 영토는 200㎢에 달한다. NYT는 "실제로 러시아군이 헤르손 전선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니아군은 러시아의 퇴각이 위장일 수 있다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NYT에 "러시아군 일부는 드니프로 강 주변에 집결해 방어선을 구축 중"이라며 "숨어있는 러시아 병사를 수색해 몰아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퇴각하는 러시아군을 향해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공군은 이틀간 8차례 출격해 철수하는 러시아군을 향해 100회 이상의 포격을 가했다"며 "탱크 3대와 장갑차 5대 등을 파괴했다"고 했다.

헤르손은 크림반도로 향하는 관문이자 흑해 항구 오데사로 향하는 교두보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 헤르손을 장악했으며, 지난달엔 주민투표를 통해 자국 영토로 합병을 선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밀려 철수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9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헤르손시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군에 명령했다"고 말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궁지에 몰린 러시아군이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도심 폭격을 가하는 등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지에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450만 인구가 단전 피해를 겪었다.

지난 7월 31일 러시아 해군의날 행사에서 러시아 군함이 어뢰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31일 러시아 해군의날 행사에서 러시아 군함이 어뢰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수주 내로 신규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 시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CNN방송은 이날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핵실험을 위해 세계 최장 핵잠수함 벨고로드를 포함해 함대를 대기시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러시아 함대는 실험을 위해 북극해로 떠났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러시아가 기술적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외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포세이돈 실험 계획을 동맹국에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지구 종말(apocalypse)의 무기'라는 별칭을 가진 포세이돈은 핵 추진 무인 어뢰로, 재래식과 핵탄두 모두 탑재할 수 있다. 해안 도시 인근 수심 1㎞ 안팎에서도 운용 가능해 500m 높이의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 길이 184m의 세계 최장 잠수함 벨고로드는 포세이돈을 6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실행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 외교 관리는 CNN에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진행하는 관례적인 군사 훈련의 일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