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왜 저래"…양팔 괴팍한 문신 새긴 美당선인의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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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 승리를 안긴 민주당 상원의원 당선인 존 페터만(53)이 전국구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에 당선된 존 페터만의 오른 팔뚝에 문신이 선명하다. 로이터=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에 당선된 존 페터만의 오른 팔뚝에 문신이 선명하다. 로이터=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유세에 뛰어들 정도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던 곳에서 기존에 공화당에 속했던 의석을 가져오며 민주당에 '귀한 승리'를 안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후드티에 청바지를 즐겨입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그의 양팔에 새겨진 '숫자 문신'이다.

다소 괴팍해 보이는 그의 문신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그를 공격할 때 쓰는 단골 메뉴이기도 했다. 지난 9월 초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페터만을 비난하며 "그의 문신은 멍청할 뿐 아니라 가짜"라고 공개 저격한 일이 대표적이다.

그러자 페터만은 몇주 뒤 NBC뉴스에 기고문을 보내 문신에 얽힌 이야기를 직접 털어놨다.

지난 9일(현지시간) 존 페터만이 당선을 확정 짓자 환호하는 지지자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존 페터만이 당선을 확정 짓자 환호하는 지지자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그의 오른 팔뚝에 있는 문신 9개는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 시장으로 일할 당시 폭력적인 사건에 휘말려 누군가 사망한 날짜"를 뜻한다. 페터만은 이를 문신으로 새긴 이유가 "시장으로서 이런 비극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을 느꼈고, 내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항상 떠올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또 "정치인과 문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는 시선을 이해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왼쪽 팔뚝에 새겨진 또 다른 숫자 '15104'는 페터만이 2006년부터 15년 동안 시장으로 일했던 브래독의 우편번호다. 자신을 정치인으로 성장시킨 도시에 대한 애정과 감사의 표시다.

영화 '아웃 오브 더 퍼니스'에 출연한 배우 크리스천 베일. 목에 문신 분장을 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 영화 스틸컷

영화 '아웃 오브 더 퍼니스'에 출연한 배우 크리스천 베일. 목에 문신 분장을 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 영화 스틸컷

페터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천 베일은 2013년 출연한 스릴러 영화 '아웃 오브 더 퍼니스'(스콧 쿠퍼 감독)에서 목에 '15104' 문신 분장을 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비영리단체 활동을 하다 브래독 시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페터만은 2019년부터는 펜실베이니아주 부지사로 일해왔다. 소탈한 모습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았으나, 지난 5월 뇌졸중으로 치료받으며 건강 문제로 힘겨운 선거전을 치러야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선거 유세를 펼친 존 페터만 펜실베이니아 부지사.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선거 유세를 펼친 존 페터만 펜실베이니아 부지사. AFP=연합뉴스

현역 공화당 팻 투미 상원의원이 지병으로 정계를 은퇴하며 격전지로 떠오른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막판까지 공을 들인 곳이다. 페터만은 공화당 메메트 오즈 후보와 접전을 벌이다 9일 승리를 확정 지었다. 오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후보다.

페터만은 승리가 확정되자 "여러분(지지자들)이 자랑스럽다"며 "열심히 일하지만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나는 결코 당신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페터만에겐 투표했다"며 "페터만은 민주당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들에게도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이번 선거를 분석했다. NBC뉴스는 "문신에 캐주얼한 의상으로 유명한 페터만은 최근 몇 년 새 진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며 앞으로 그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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