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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38% 닭 30% 무 97%↑…이참에 다이어트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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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요즘 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고기류를 살 때면 최저가를 찾느라 몇 번이나 장바구니에서 상품을 뺐다가 담는다. 김씨는 “아기 이유식에 넣을 소고기는 안 살 수도 없는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푸념했다.

10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밀가루와 치즈, 두부, 닭고기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최근 1년 새 20% 넘게 올랐다. 이달 둘째 주 서울 기준 밀가루(CJ 백설 중력분 1㎏) 가격은 봉당 1900원으로 1년 전보다 37.7% 급등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치즈(27.4%)와 두부(25.0%), 식용유(20.8%), 햄(12.5%)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닭고기(생닭 1㎏) 한 마리 가격은 9520원으로 30.1% 상승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각각 15.9%, 11.7% 올랐다. 무(96.6%), 당근(60.4%), 감자(30.5%), 양파(24.8%) 등 채소 가격도 급등했다. 화장지(55.3%)와 세탁세제(23.3%), 샴푸(20.2%), 주방 세제(18.7%), 치약(10.3%) 등 생활필수품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이처럼 생활 물가가 치솟자 소비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식품뿐 아니라 생필품 가격까지 대폭 오르면서 ‘장보기가 겁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입 단가도 올라 생활 물가가 치솟았다. 삼양식품은 지난 7일 불닭볶음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올리면서 “밀가루·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뿐 아니라 물류비 등 생산 비용 급증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흰 우유 제품 가격도 오른다. 서울우유는 오는 17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역시 같은 날 흰 우유 제품을 출고가 기준으로 평균 8% 올린다. 따라서 대형마트 기준 흰 우유 1L 가격은 현재 2600원 중반대에서 2800원 후반대로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낙농진흥회 원유 기본가격 인상 결정과 인건비·물류비 등 전반적인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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