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음주 빈도와 음주량이 늘고 특히 집보다는 식당, 주점 등 음식점에서 주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HP2030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HP2030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한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범정부 계획이다. 이번 팩트시트에는 금연·절주·영양 등 과제별 주요 현황 통계 등을 담았다.
음주 부문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소했던 음주 수준이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국 성인 3600명 대상 조사에서 음주 빈도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절반 이상(51.1%)이었다. 이들에게 주 2차례 이상 음주 빈도를 물었더니 일상회복 전 26.8%에서 40.6%로 약 13.7%포인트 증가했다. 10명 중 1명(10.8%)은 일주일에 네 차례 이상이라고 답했다.
음주량에도 변화가 있다고 답한 이들이 41.4%로 조사됐다. 이들 중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 이상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일상회복 전후 50.2%에서 65.3%로 15.1%포인트 늘었다. 주 2회 이상 폭음(소주 1병이나 맥주 4병 이상)한다고 답한 사람은 15.6%에서 30.2%로 14.4%포인트 증가했다.
주로 술을 마시는 장소는 집 밖이었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을 주로 한다는 응답자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 55.7%에서 15.3%로 40.4%포인트 줄었다. 반면 식당이나 카페, 주점이나 호프집 등 음식점에서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은 10명 중 7명(71.2%)으로 이전 31.7%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단계적 일상회복 직후에 이뤄진 것이라,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해제 등의 상황이 반영된 최근까지로 범위를 넓혀 다시 조사하면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을 거로 보인다. 실제 최근 술 약속이 잇따르면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직장인 김모(45)씨는 지난 8일 거래처와 저녁 자리를 가졌다. 1차로 막걸리를 마신 뒤 2차로 소주를 했다. 보통 일주일에 이렇게 2차례 이상 술자리가 있다. 이모(50)씨도 이번 주 세 차례의 술자리가 예정돼 있다. 이씨는 “최근 약속이 많아져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비슷해졌다”고 했다.
건강증진개발원은 “금주구역을 홍보하고 주류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음주를 조장하는 환경을 개선하고 절주 실천을 위한 공익광고를 제작해 고위험 음주 예방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