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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1700m서 北미사일 건졌다…모래사장서 바늘 찾아낸 해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지난 2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SA-5 미사일의 잔해물을 해군이 지난 6일 동해 수심 1700m 해저에서 건져낸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만큼 어려운 작전이었다.

미사일 수색·인양 작전엔 해군의 수상구조구난함인 광양함(ATS-32)이 투입됐다. 2015년 진수된 이 배는 침몰ㆍ좌초 함정을 구조하거나 항만 수로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해상화재를 진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광양함은 3일 북한 미사일이 낙탄한 NLL 남쪽 26㎞, 속초 동쪽 57㎞, 울릉도 서북쪽 167㎞ 바다로 출동했다. 좌표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심 1700m엔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미사일을 수색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2019년 추락한 소방 헬기를 찾기 위해 독도 해역을 수색하는 해군 광양함. 해군

2019년 추락한 소방 헬기를 찾기 위해 독도 해역을 수색하는 해군 광양함. 해군

해군은 무인잠수정인 수중무인탐사기(ROV)을 물속에 내려보냈다. 수심 1700m는 해군 해난구조전대(SSU)의 심해잠수사가 작업할 수 없는 깊이다. 해군 ROV는 수심 3000m까지 들어갈 수 있다.

ROV에 달린 소나로 북한 미사일 동체만 한 크기의 금속체를 찾은 뒤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로 북한 미사일임을 확인했다.

해군 1함대 사령관을 지냈던 김진형 전 합참 전력부장은 ”동해는 물이 깊고 조류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이 낙탄 위치에서 멀리 떠내려가지 않았다“며 ”좌표를 알고 있더라도 컴컴한 심해를 더듬다시피 뒤져 발견한 건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해군이 운영하고 있는 무인잠수정인 수중무인탐사기(ROV). rovop.com

해군이 운영하고 있는 무인잠수정인 수중무인탐사기(ROV). rovop.com

미사일 수색은 미사일 인양과 비교하면 쉬운 편이라고 한다. 광양함에서 카메라를 보면서 ROV의 로봇팔을 조종해 북한 미사일 동체에 와이어와 연결한 고리를 걸었다. 그리고 광양함이 크레인으로 ROV와 북한 미사일을 끌어올렸다.

김진형 전 부장은 ”수압이 센 환경에서 로봇팔로 작업할 때 외과 정밀수술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군은 2012년과 2016년 서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잔해물을 수색ㆍ인양한 적 있다. 김진형 전 부장은 ”해군은 1980년대부터 북한의 간첩선ㆍ반잠수정을 바닷속에서 건지면서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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