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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윤석열 정부 6개월…국정 쇄신 필요한 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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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태원 참사 어떻게 수습하는지가 관건

야3당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김성룡 기자

야3당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김성룡 기자

친소 관계 떠나 책임자 단호히 조치해야

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어제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은 이달 24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의결해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동참하지 않으면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라며 야당 단독으로라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정조사는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권한이다. 그러나 이번 국정조사 추진이 참사의 실체와 책임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라는 수습의 대전제에서 벗어나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야권 내에서 “국정조사가 정쟁의 폭죽이 될 것”(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특히 여당 참여 없이는 빈손 조사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정부·여당은 “수사가 우선”이라며 차단막을 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깊다. 경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셀프 수사’ 논란을 벗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특별수사본부의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국회 답변은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수사의 독립성을 위해 윤 청장 자신이 “진행 상황을 보고받지 않겠다”고 약속한 터였기에 더욱 그렇다. 경찰 지휘부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이 윤석열 대통령의 질책에 따른 것으로 비치면서 비판을 자초했다. 현장 수습에 애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이 이상민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 용산구청장 등의 면피성 언행과 대비되면서 온라인에 비난이 잇따랐다.

8일 국감에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꾸라는 건 후진적”이라며 인책론에 선을 그었다. 경찰과 소방은 행안부 장관 소속이다. 행안부 장관은 안전과 재난정책의 총괄 조정자다. 그 책임론에 대한 답변으로 적절했는지는 생각해 볼 부분이다. 장관이 비단 법적 책임만을 따지는 자리는 아니지 않은가. 그 와중에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웃기고 있네’라고 쓴 메모가 카메라에 포착돼 국감장에서 사과하고 퇴장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 일각도 난감하다는 기류다.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꼭 6개월째 되는 날이다. 30% 안팎에 정체된 국정 운영 지지율은 경제난과 안보 불안에 처한 유권자들이 보내는 실망의 표현이다. 동시에 그것은 곧 시작될 집권 2년 차 분발을 촉구하는 메시지로도 읽힐 수 있다. 참사 수습은 그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책임 규명 과정에서 희생양 만들기나 꼬리 자르기의 오해를 남겨선 안 된다. 친소 관계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단호히 조치하고 국정 쇄신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분명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