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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7%되면…120만명, 세금 낸 뒤 원리금 못 갚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일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연합뉴스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하면 대출자 120만명은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돈보다 많을 것이란 금융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대출자 120만명 정도가 소득이 있어도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갚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9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가 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90%를 초과하는 대출자가 약 120만명이 된다. DSR은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 이자와 원금이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DSR이 90%를 넘으면 소득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원천징수 되는 세금만 빼도 원리금을 갚기에 부족하다.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일 때 DSR이 70%를 초과하는 대출자는 190만명으로 추산됐다. DSR이 70%가 넘으면 소득에서 세금과 최저 생계비를 제외하면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5.15%다. 금감원이 경고한 연 7%까지 1.85%포인트 남았다.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1월 말엔 연 3.91%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1월 말 1.25%에서 지난 9월 말 2.5%로 1.25%포인트가 뛰는 동안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6%포인트 상승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 Fed]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미국 Fed]

금리가 오르면서 늘어나는 DSR 90% 초과 대출자를 분석해보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대출자)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 자영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3.98%일 때(지난 3월 말 기준) 제2금융권 대출자 중 DSR이 90%를 넘는 비중은 8.4%인데, 평균 금리가 연 7%가 되면 이들의 비중이 10.3%로 증가한다. 대출자 수로는 14만명이 늘어난다. 금리가 같은 조건으로 변할 때 자영업자는 6만1000명, 다중채무자는 12만4000명이 추가로 DSR 90% 초과 대출자가 된다.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0.21%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02%포인트가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01%포인트 늘었는데,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06%포인트가 늘어 0.42%가 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추격하는 식의 한은의 통화 정책이 국내 가계대출 취약 차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자가 버틸 수 있는 임계치를 추산해 이에 맞는 충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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