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럼프는 히틀러"→"최고 대통령"…'흙수저' 밴스, 상원의원 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지은 J.D. 밴스 공화당 후보가 지지자들 앞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지은 J.D. 밴스 공화당 후보가 지지자들 앞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접전지로 주목받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트럼프 키즈’ J.D. 밴스(38)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밴스 후보가 오하이오주 10선 하원의원 출신의 팀 라이언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개표가 95%까지 진행된 가운데, 밴스 후보의 득표율은 53.5%, 라이언 후보의 득표율은 46.5%를 기록했다.

밴스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대표적인 ‘트럼프 키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지난 7일 마지막 지원 유세를 오하이오주에서 펼친 바 있다.

오하이오주는 우편 투표용지를 투표일 열흘 뒤까지 받으므로 개표가 완료되진 않지만, 양 후보의 득표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만큼 우편 투표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NYT 등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백인 흙수저’에서 벤처 거부로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밴스 후보는 ‘백인 흙수저’로 태어나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의 원작 소설 작가로 유명하다. 힐빌리는 미 중부 애팔래치아 산맥에 사는 가난한 백인들을 비하하는 단어다. 밴스 후보는 지난 2016년 출간된 이 소설에서 시골 ‘촌놈’인 자신을 묘사하기 위해 힐빌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마약 중독자인 엄마와 가정폭력과 학대가 빈번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오하이오 주립대를 나와 해병대에 입대,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뒤 예일대 로스쿨에 합격하고, 벤처 투자자로까지 변신한다.

밴스의 소설은 민주당을 지지해온 미 엘리트 층에 큰 충격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노동자들이 민주당을 버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게 됐는지에 대한 맥락과 배경을 실감 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BBC는 밴스 후보가 자신의 인생 회고록이자, 미국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은 이 소설에서 자신과 같은 촌놈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와 정책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보다, 개인의 노력 부족에 있다고 지적해 공화당과 결을 같이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히틀러”→“최고 대통령” 말 바꾸며 대성공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의 공화당 중간선거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 중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의 공화당 중간선거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 중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밴스는 대표적인 ‘안티 트럼프’ 였다. 밴스는 트럼프의 포퓰리즘, 고립주의, 반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며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하지만 정계에 입문하면서 180도 태도를 바꾼다. 그는 트럼프를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고, 지난해 1·6 미 의회의사당 폭동의 빌미를 제공한 대선 음모론에 대해서도 “선거가 도둑맞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4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 전체가 JD(밴스)의 선거 캠프를 지지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밴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밴스는 트럼프의 지원에 힘입어 5월 공화당 경선에서 대역전극을 거두며 후보가 됐고, 본선에서도 상원의원 자리를 거머쥐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