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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고아의 아버지’ 위트컴에 무궁화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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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리처드 위트컴

리처드 위트컴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1953년 부산역 인근에 불이 나자 상부 승인 없이 식량과 의복 등 군수물자를 이재민들에게 지원했다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 리처드 위트컴(1894~1982·사진) 장군이 한 말이다. 그는 오히려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부산 미국 제2군수기지 사령관을 지내며 전쟁 이재민을 도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했다’는 평가를 받은 위트컴 장군에게 국민훈장 1등급 무궁화장이 추서된다.

국가보훈처는 위트컴 장군에 대한 훈장 추서안이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릴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위트컴 장군의 자녀인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에게 훈장을 전수한다.

장군은 54년 퇴역 후에도 한국에 남아 전쟁고아를 위해 함께 활동하던 한묘숙 여사와 결혼, 전쟁고아 돕기에 남은 삶을 바쳐 ‘전쟁고아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장군은 “죽으면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에 유엔기념공원 내 미국 묘역에서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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