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8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혼잡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배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 강남역 출퇴근 인파를 비교 언급해 뭇매를 맞았다.
이날 방 실장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집회·시위 현장 등에는 경력이 과잉 배치돼 있으면서 정작 혼잡경비가 필요한 지역에는 경비 경찰이 하나도 배치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일상에서도, 강남역에 하루 통행하는 인원이 13만명이 넘는다”고 답했다.
이어 방 실장은 “이태원이 아니고 매일의 우리 일상이, 강남역에 하루 다니는 인파가 13만8000명이다. 우리가 그만큼 그거(인파)에 둔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황 의원은 “출퇴근 러시아워 인파와 이것(이태원)을 어떻게 비교하느냐”고 지적했다.
정무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제가 봐도 적절한 비유가 전혀 아니다”라며 “이태원은 핼러윈이라는 특정한 날에 더욱 많은 사람이 몰리는 특수성이 있는 것 아닌가. 국가와 경찰이 나서서 대비하고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방 실장은 “우리 일상의 위험이 너무 많이 있는데 거기에 무감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일상의 위험에도 그런 관리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황 의원은 “경찰관을 열 배 백 배 늘리자는 말인가”라고 꼬집었고, 같은 당 이용우 의원은 “어디 국민들을 탓하고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비판이 이어지자 방 실장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서 일상 곳곳의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방 실장은 ‘마약 단속 인력배치 때문에 이태원 동원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부분은 이태원 참사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내부 보고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백 의원은 방 실장이 당일 오후 11시 16분에 사고 보고를 받았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26분 뒤인 11시 42분에 보고를 받았으며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에게는 11시 52분에 보고가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방 실장은 “총리 보고는 담당 실장이 하는 체계”라며 “사회조정실장이 소방 대응에 맞는 국무총리 지시사항을 작성해 같이 보고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백 위원장은 “100명 넘는 시민이 죽는 참사에서 보고서 작성을 위해 26분이나 늦게 보고를 하는가. 당장 전화를 드려서 ‘이런 사고가 났다’,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보고 시스템만이 아니라 총리실도 굉장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방 실장은 “전면적으로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