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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매장지 소름돋는 변화…러군 점령지 위성사진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상업위성기업 맥사가 지난 4월 11일 마리우폴 인근에 조성된 집단매장지를 위성사진으로 포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업위성기업 맥사가 지난 4월 11일 마리우폴 인근에 조성된 집단매장지를 위성사진으로 포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인근의 집단 매장지에서 최근 몇달 사이 최소 1500기의 새로운 무덤이 추가로 생겨난 정황이 포착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마리우폴 인근 마을인 스타리 크림 등에 위치한 집단 매장지에서 무덤 개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위성사진 제공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영국 비영리기구 정보탄력성센터(CIR)의 분석 결과, 스타리 크림 마을에서만 지난 6월 말~10월 중순 사이 1500여 기의 무덤이 추가로 생성됐다. CIR에 따르면, 앞서 지난 2월 말 개전 이후 5월 12일까지 1700기의 무덤이 추가 생성됐고, 6월 29일까지 1400기가 또 만들어졌다.

이번에 1500기가 추가 조성되면서, 개전 후 지금까지 스타리 크림에만 모두 4600기의 무덤이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맥사 위성사진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내에서 약 8㎞ 떨어진 스타리 크림 마을에 개전 이후 지난 10월 12일까지 모두 4600기 이상의 무덤이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타임스 캡처

맥사 위성사진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내에서 약 8㎞ 떨어진 스타리 크림 마을에 개전 이후 지난 10월 12일까지 모두 4600기 이상의 무덤이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타임스 캡처

최근 무덤 수 증가의 경우, 마리우폴의 폭파된 건물 잔해 수습 작업으로 인해 매몰돼 있던 시신들이 계속 발견되는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마리우폴 주민들은 BBC에 러시아 당국이 최근 몇 달 동안 파괴된 건물 잔해에서 시신들을 꺼내 매장하기 위해 운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대다수 시신은 신원 확인조차 되지 않는 상태다. 일부 시신은 무덤 없이 비닐에 담겨 참호 속으로 매장되는 경우도 있다. 마리우폴 생존자들은 죽은 가족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한 마리우폴 주민은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인 우크라인폼(Ukrinform)에 "전투에서 사망한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무덤 800기가 새로 형성된 비노흐라드네를 찾았지만, 성별 정도만 구분돼 있을 뿐 이름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BBC는 "마리우폴에 마련된 임시 영안실에도 유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마리우폴 주민들이 러시아군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 마리우폴 주민들이 러시아군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마리우폴은 전쟁 발발 전 인구 50만 명이 거주하던 항구 도시이자 전략적 요충지다.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에 포위 당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당시 도시의 95%가 폐허가 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방어군은 마리우폴 수성을 위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최후 거점 삼아 항거하다 지난 5월 항복했다.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군에 점령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개전 이후 마리우폴에서 최소 2만5000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5000~7000구의 시신은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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