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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킬리만자로 30년뒤 못본다…"기후지옥행 고속도로 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극해에 떠 있는 빙하들. 로이터=연합뉴스

북극해에 떠 있는 빙하들. 로이터=연합뉴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해에서 30년 뒤에는 여름철에 해빙(海氷, 바다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명 빙하들도 2050년이 되면 사라질 것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지구 빙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극지 빙권 상태를 분석한 보고서 ‘빙권 상태 2022’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해빙·영구동토 등 전 세계적으로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빙권 지역들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밝혔다. 올여름 동안 이상 고온으로 인해 알프스 산맥은 얼음 덮개의 5%를 잃었으며, 그린란드는 9월에 역대 가장 많은 얼음이 녹는 신기록을 세웠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여름철에 북극해를 떠다니던 해빙은 2050년까지 확실히 사라질 것이라면서 사실상의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보고서 공동저자이자 해빙을 연구하는 로비 말렛은 “더는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아래로 유지할 수 없듯이 (북극해에) 얼음이 없는 여름을 피할 길이 없다”며 “기후변화가 더 강한 바람과 파도를 부채질하면서 침식이 진행 중인 450만 명 이상이 사는 (해안가)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 더 못 본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 정상부에 눈이 덮여 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 정상부에 눈이 덮여 있다. AP=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유명한 빙하 명소들도 30년 뒤에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네스코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1만 8600개의 빙하가 유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에서 포착됐다. 이는 지구 빙하 면적의 약 10%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이 중 약 3분의 1이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킬리만자로 국립공원과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 이탈리아 돌로미티 국립공원의 빙하가 30년 뒤에는 모두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지 않는다면 나머지 3분의 2의 빙하를 살리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브루노 오버를레 IUCN 사무총장은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물 부족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의 증가된 위험에 직면한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자연에 기반을 둔 해결책에 시급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 “기후 지옥행 고속도로서 가속 페달”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COP27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COP27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부터 이집트에서 개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도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일 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지구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회복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기후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선진국들이 개발 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정을 시급히 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 협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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