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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형님의 드라마, 김강민 9회말 끝내기 3점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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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기적 같은 승리였다. SSG 김강민(사진 가운데)이 7일 인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4로 뒤진 9회 말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뉴스1]

기적 같은 승리였다. SSG 김강민(사진 가운데)이 7일 인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4로 뒤진 9회 말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뉴스1]

“김강민 홈런! ”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 2-4로 뒤진 9회 말 무사 1, 3루에서 김강민(40)이 대타로 들어서자 SSG 랜더스 팬들은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김강민은 지난 1일 열린 1차전에서 5-6으로 뒤진 9회 말 대타로 나와 김재웅을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비록 연장 10회 전병우에게 결승타를 맞고 졌지만, 김강민은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엿새 전처럼 김강민은 또다시 결정적인 순간에 타석에 섰다. 한 방이면 승부가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답게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에도 냉정을 유지했다. 최원태의 3구째가 높게 들어오자 벼락같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를 바라본 김강민은 두팔을 치켜들었다. 5-4로 경기를 뒤집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 PS 대타 끝내기 홈런은 역대 두 번째다. 1996년 쌍방울 박철우가 PO 1차전에서 현대를 상대로 때려낸 이후 26년 만이다.

끝내기 홈런 장면. [뉴시스]

끝내기 홈런 장면. [뉴시스]

김강민은 자신의 PS 최고령 홈런 기록도 40세 1개월 25일로 늘렸다. 김강민은 SSG의 역사다. 2001년 전신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꾸준히 뛰었다. 왕조 시절을 포함해 네 차례 우승(2007, 08, 10, 18년)을 모두 경험했다. KS는 어느덧 여덟 번째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수비력 덕에 ‘짐승’이라 불리던 김강민은 나이가 들면서 팀내 비중이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올해는 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178타수 54안타), 5홈런 18타점을 올렸다.

8회말 추격의 투런포를 터트린 최정. [연합뉴스]

8회말 추격의 투런포를 터트린 최정. [연합뉴스]

김원형 SSG 감독은 “강민이가 정말 베테랑으로서 팀을 잘 이끌고, 경기에서도 잘해준다”고 칭찬했다. KS에서 김강민이 맡은 역할은 ‘1순위 대타’였다. 김강민은 “난 주인공이 아니다. 동료들이 잘 해주면, 뒤에서 거드는 역할”이라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1차전 홈런, 2차전 적시타에 이어 5차전에서 다시 끝내기 홈런으로 영웅이 됐다. 데일리 MVP도 김강민에게 돌아갔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선 SSG는 1승만 추가하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이날 야구 팬들의 눈은 키움 선발 안우진의 오른손 중지로 쏠렸다. 안우진은 KS 1차전에서 물집이 터지면서 피를 흘렸다. 결국 2와 3분의 2이닝(2피안타 2실점)만에 교체됐다. 그러나 닷새 만에 다시 나선 안우진은 무시무시한 공을 던졌다. 유인구를 거의 던지지 않고, 최고 시속 157㎞ 강속구로 정면승부했다. 6이닝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반면 SSG는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이 흔들렸다. 수비 실수까지 겹치면서 1회 2점, 2회 1점을 내줬다. 5이닝 7피안타 3볼넷 3실점하고 물러났다. 키움은 6회 추가점을 뽑아 4-0까지 달아나 승리를 눈 앞에 뒀다.

하지만 홈런 군단 SSG의 뒷심은 무서웠다. 8회 말 최정이 1사 1루에서 김재웅을 상대로 투런포를 터트렸다. 최정의 통산 7번째 KS 홈런. 9회엔 김강민이 대포를 터트려 역전승을 완성했다.  한편 SSG는 이날 김원형 감독 재계약 방침을 발표했다. 두 팀은 8일 6차전 선발로 각각 윌머 폰트와 타일러 애플러를 예고했다.

KS 5차전(7일·인천)

KS 5차전(7일·인천)

◆김원형 SSG 감독= 김광현이 초반 흔들리면서 3실점했다. 상대 선발투수 안우진을 생각했을 때 3점은 크게 느껴졌다. 그래도 불펜진이 4이닝 1실점으로 끝까지 막아냈다. 8회 최정이 따라가는 홈런을 쳤고, 9회 김강민이 상상도 못할,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몇 안 되는 경기를 했다. (경기를 앞두고 재계약 소식이 전해졌는데) 너무나 감사하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는데 구단주께서 편하게 하라고 오늘 좋은 소식을 주셨다. 나에겐 큰 선물이다. (김강민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포옹하려고 하니까 ‘내일 하시죠’라고 하더라. 아직 한 번 더 남았으니까 정신 차리겠다.

◆홍원기 키움 감독= 오늘 안우진 걱정이 많았는데 6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승리로 연결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물집 출혈이 있던) 손가락은 괜찮다. 오늘 투수 운영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양현과 김재웅, 최원태가 있어서 우리가 여기까지 올라왔다. (9회 김강민에게 맞은 공은 실투였나) 그렇다. 야구가 그렇다. 공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내준 볼넷이 아쉽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경의를 표한다. (에릭 요키시는 몸을 풀었나) 등록은 했는데 피로 누적이 있었다. 우리로선 6차전과 7차전 생각을 해야 돼서 오늘 등판 계획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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