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컨테이너 운임지수 21주 연속 하락세 “앞으로 1~2년 더 춥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21주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21주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해상 컨테이너 운임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해운·물류 업계에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그만큼 물동량 수요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컨테이너 시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하반기 내내 연속 하락세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SCFI는 이달 7일 기준으로 1579.21를 찍었다. 올해 1월 5109.6으로 정점을 찍은 후 1년이 되지 않아 1500선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지난 6월 초 깜짝 반등하기도 했지만 하반기 들어 낙폭을 키우며 21주 연속 하락했다.

SCFI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송 시장에서 거래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반영하는데 지수 하락은 물동량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걸 의미한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수출·입 물동량이 확연하게 줄어든 탓이다.

이달 말부터는 블랙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 특수 등으로 해상 물동량이 늘지만 올해는 예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 하락은 3분기부터 가속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하락세로 이 같은 약세 국면은 2023~2024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같은 부정적인 시그널이 울리자 정부가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일 해운 업종에 대한 3조원 규모의 경영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시황 불안에 대해 선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내부는 “컨테이너선 업황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위기가 코앞까지 닥친 건 아니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컨테이너선 지수가 하락했지만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양홍근 한국해운협회 상무는 “해운업 전체적으로 보면 위기가 찾아오고 있는 건 맞지만 경기 부진 영향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컨테이너 지수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1.5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 발표는 글로벌 위기에 사전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북미 노동자 파업 등 향후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변화할 수 있는 요인이 많아 내년도 예측은 큰 의미가 없다”며 “친환경 선박 확충 등으로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황변동에 따른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황변동에 따른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해운사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적잖은 현금을 쌓아뒀다. 위기가 찾아와도 버틸 맷집이 있다는 얘기다. 업계 1위 HMM은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SM상선도 상반기에 30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조 장관은 “축적된 현금성 자산 등을 고려하면 국내 해운선사에 당장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컨테이너선과 달리 특수선은 활황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자동차운반선 용선료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6000CEU급(자동차 6000대를 실을 수 있다는 의미) 운반선의 용선료는 지난해 하루 2만 달러(약 2807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8만 달러(약 1억1200만원)에 이른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탈황장치를 추가하기 위해 정비에 들어간 선박이 많아 공급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LNG 운반선 용선료도 다락 같이 올랐다. LNG 스폿 물량(단기 현물매매) 기준으로 선박 용선료는 지난해 4분기 하루 25만 달러(약 3억6100만원)였으나 최근에는 40만 달러(약 5억6100만원)로 뛰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