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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동부서 대패…"장교들은 달아나고, 대대는 전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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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주민이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을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주민이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을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 지역에서 대패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격렬한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적은 그곳에서의 심각한 패배로 고통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동부 돈바스의 또 다른 격전지인 루한스크 인근에서도 러시아군이 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反)푸틴 성향 러시아 언론 베르스트카(Verstka)에 따르면 러시아 대대가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전선으로 파견된 지 수일 만에 전멸했다고 생존자들이 밝혔다. 한 생존자는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가 시작되자 장교들은 달아났고 동원령으로 끌려와 훈련받지 못한 병사들은 부상당한 채 남겨졌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570명 부대원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측은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이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추가 공습할 것을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의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반복할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과 수단을 집중하고 있다"며 "우선적인 목표물은 에너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남부 헤르손주(州) 노바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다목적 댐의 갑문이 포격으로 파손됐다. 헤르손시(市)를 포함한 일부 지역의 전력·수도 공급도 끊겼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측의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이 댐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민간인들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릴 것을 공개 승인한 바 있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6일 러시아 근위대 교회 봉헌 예배 설교에서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가 보도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부름을 받을 때마다 (러시아) 당국과 군대,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이 기도는 기계적이어서는 안 되며 이러한 간청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러시아) 사람들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험에 직면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핵 독트린에 따르면 러시아 핵무기 사용은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때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 우크라이나 매체는 키릴 총대주교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사용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인들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하는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도덕적·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하며 명분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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