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트 기업, 지금 유럽 와라”

중앙일보

입력 2022.11.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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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는 “유럽 시장은 ‘K’가 붙은 무엇이든 환영하는 분위기다. 좋은 제품이나 기술이 있다면 유럽 시장을 두드릴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는 “유럽 시장은 ‘K’가 붙은 무엇이든 환영하는 분위기다. 좋은 제품이나 기술이 있다면 유럽 시장을 두드릴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극히 한국적인 드라마까지 해외에서 성공하는 현상은 이제 외국인들이 한국을 깊이 이해하고, 생활방식에도 관심 갖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한류 덕에 한국 스타트업들이 유럽에 진출할 매우 좋은 기회가 열렸다고 봅니다.”

프랑스 중소기업디지털경제부, 문화부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코렐리아캐피탈 대표의 말이다. 펠르랭 대표는 지난달 25~2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2 스타트업콘’의 2일 차 기조연설자로 나서 한국 콘텐트 기업들의 경쟁력과 약점, 향후 기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행사 직후 만난 펠르랭 대표는 “K팝, K드라마에서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층 복잡한 한국 콘텐트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요즘은 K자가 붙은 건 무엇이든 환영받을 정도”라고 유럽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자전 에세이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김영사)를 펴내기도 한 그는 ‘최초의 한국계 프랑스 장관’으로 유명하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돼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 장관, 통상 국무장관을 거쳐 문화부 장관으로 일했다. 공직을 떠난 후 2016년 코렐리아캐피탈을 창업하며 벤처 투자가로 변신, 네이버·라인으로부터 총 2억 유로를 출자받아 펀드를 조성하는 등 한국과 유럽 스타트업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13년 전까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던 펠르랭 대표는 요즘은 한 두 달에 일주일 정도는 한국에 다녀간다. 코렐리아캐피탈이 2017년 초 결성한 K펀드 1호에 이어, 3억 유로 규모를 목표로 모금 중인 2호 펀드는 한국 스타트업에도 1000만 유로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콘텐트 업계를 어떻게 보고 있나.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박찬욱·봉준호·홍상수와 같은 독창적인 한국 감독들에 대한 애정이 엄청났다. 최근에는 드라마 산업 쪽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드라마까지 사랑받는다. 세계가 이제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더 깊이 알고 싶어 한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 문화계의 어떤 점이 이런 성공을 낳았다고 보나.
“기본적으로는 정부가 펼친 한류 정책의 결과라고 본다. 초창기 한류는 K팝에 집중돼 있었고 드라마도 로맨스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관심이 확대되면서 한국 사회를 보다 비판적·현실적으로 다루는 콘텐트도 주목받게 됐다. 하지만 정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결국 콘텐트 분야에 대한 정부·민간의 지속적인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은 영리한 창작자들의 역량 등 여러 요소가 합쳐진 게 비결이 아닐까 싶다.”
투자자로서 눈여겨보는 한국의 콘텐트 분야나 기업은.
“웹3.0과 메타버스와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를 눈여겨보고 있다. 웹3.0과 메타버스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몇몇 한국 펀드와의 공동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싶다.”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들이 보완해야 할 점은.
“가장 기본은 언어다. 해외 진출을 꾀할 때 투자자들 앞에서 영어로 피칭(Pitching, 비즈니스 아이템 소개)하지 못하는 건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또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프랑스 문화를 일부 미디어를 통해 잘못 파악한 뒤 프랑스 고객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기업가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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