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단절 걱정되지만…” 변호사 아빠, 전업주부 되다 ⑰

  • 카드 발행 일시2022.11.07

전업주부 남성 20만 시대다. 2011년 14만7000명 수준이던 게 지난해 19만4000명까지 늘었다. 전제 전업주부의 3%에도 못 미치는 수치지만, 지난 10년 사이 32%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여성 전업주부가 27만 명가량 준 것과 대조적이다. hello! Parents가 1980년대생 양육자 중 전업주부 남성을 포함한 이유다.

만 5개월 차 전업주부인 황준희(37)씨는 변호사다. 모두가 선망하는 전문직을 가진 그는 왜 전업주부가 됐을까? 그는 커리어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을까? 인터뷰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 공개된 만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했다.

그래픽=변소라 디자이너 byun.sora@joongang.co.kr

그래픽=변소라 디자이너 byun.sora@joongang.co.kr

아이 자고 나면 온라인으로 한국 대학원 수업을 들어요. 내년 9월엔 미국 법학 석사(LL.M) 과정을 시작하려고요. 커리어 공백을 메워야죠.

미국에서 7세 아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황준희(37)씨는 “커리어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아내가 미국으로 발령을 받자, 자신은 커리어를 내려놓고 아이를 돌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에 오기 전 그는 로스쿨을 마치고 변호사 시험을 통과해 일자리를 찾던 신임 변호사였다. 로스쿨에 가기 전엔 공기업에서 일했다. 그는 “로스쿨에 늦게 가 변호사로서 나이가 많은 편이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컸다”면서도 “아이가 현지 적응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전업주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전업주부가 되긴 했지만, 아내의 미국 근무가 마무리되면 귀국해 변호사로 일할 생각이다. 그가 한밤중에 한국 대학원 수업을 듣는 것도, 미국 법학 석사 과정을 준비하는 것도 그래서다. 전업주부로 ‘전직’한 게 아닌 만큼 그에게 이 기간은 ‘공백기’인 것이다.

☝ 고시 합격 갈렸지만, 결혼에 골인하다 

황준희씨의 아내는 고위 공무원이다. 그와 아내는 고시 공부를 하다 만났다. 같은 꿈을 꾸고, 서로를 응원하며 사랑을 키웠다. 아내가 먼저 고시에 합격했다. 황준희씨는 1년 더 고시를 준비했지만, 합격하진 못했다.

“고시촌 커플은 보통 여자가 붙고 남자가 떨어지면 헤어지는데, 저희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혼까지 이를 수 있었죠. 제가 못 이룬 꿈을 아내가 대신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내의 커리어를 응원했고, 지원하려고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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